美 해안과 내륙 임대지역 60%이상 미개발 상태
글로벌 정유업계가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유전지대를 확보하고도 개발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 내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유전개발을 위해 정유업체에 임대한 해안지역의 70%가 미개발 상태라고 CNN머니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륙지역의 경우 60%에 달하는 2200만에이커(약8만9030㎢)의 유전지대가 방치된 상황이다.
매사추세츠주의 에드 마키 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정유업체들은 미네소타주에 달하는 규모의 공유지에 대한 시추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유업체는 정기적으로 원유 탐사를 위해 정부의 공유지를 임대한다. 임대기간은 5~10년 정도로 비용은 7만5000~200만달러에 달한다.
해당지역에서 유전이 발견될 경우 일반적으로 40년 정도의 유전 개발권은 보유하되 정부에 원유 생산의 12~18%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내야 한다.
마키 민주당 의원은 "정유업체들은 일부러 유전개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개발지역을 자산항목으로 구분해 자사의 주가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산유량 200억배럴에 달하는 멕시코만 일대 지역의 절반 이상이 전혀 개발되지 않고 있다.
미 정부가 정유업체의 이같은 행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회는 최근 임대연장 기간을 제한하고 4만~20만달러의 추가비용을 청구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의도적으로 유전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비난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한다.
미국석유협회(API)의 에릭 밀리토 시추 및 생산부문 디렉터는 "임대한 원유지대를 개발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유전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상업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유가 발견될 수 있는 지역은 전체의 25~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개발 및 시추권을 따내기 위한 과정부터 실제 원유를 생산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길다.
밀리토 디렉터는 "시추업체를 선정하고 시험시추를 진행하며 원유 및 천연가스를 운송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최소 7~9년 소요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