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비준] 와인값 인하 명품값은 오리무중

입력 2011-04-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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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패스트패션 가격경쟁력 강화, 중소 패션업체 피해 예상

한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FTA)이 28일 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와인값과 명품 등에 모아지고 있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금양인터내셔널, 롯데주류BG, LG상사 트윈와인 등 와인수입업체들은 한-EU FTA가 발효되는 즉시 원가에 붙는 15% 관세가 철폐되면 기존 수입 품목들의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와인 가격이 환율 영향을 크게 받고 통관 과정에서 관세 뿐 아니라 30% 주세, 교육세, 부가세 등이 차례로 붙고 유통과정이 복잡해 정확한 가격인하 폭은 계산하기 어렵다.

와인수입업계는 일단 관세 철폐 이후 새로 수입 예정인 물량에 대해서는 평균 13% 정도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150만원짜리 고가 와인은 130만원, 20만원짜리 포도주는 17만4000원, 5만원짜리 포도주는 4만3000원으로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한-EU FTA에서 포도주 관세는 발효 즉시 철폐되는 만큼 한-칠레 FTA에서 보다 더 빠른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칠레 FTA 이후 5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됐지만 한-EU FTA는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이다.

가격인하에 따른 포도주 수입도 활성화 돼 국내 와인품목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칠레산 와인은 FTA 체결 이후 2003년 국내 시장점유율이 수입액 기준 6.5%였으나 2008년 17.8%를 넘어서며 프랑스에 이어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수입액이 아닌 수입량으로 보면 칠레가 23.0%로 18.9%의 프랑스를 제치고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FTA 효과로 프랑스산 와인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입량도 점유율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와인 가격이 인하되면서 스페인산이나 이탈리아산 와인 등 유럽 각국의 다양한 품목을 맛볼 수 있게 돼 국내 수입업체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한-EU FTA가 체결됨에 따라 프랑스산 중저가 와인의 국내 수입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커지는 만큼 소비자들도 다양한 상품을 맛볼 수 있는 와인 전성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값비싼 유럽산 명품 가격이 내릴 지도 관심거리다.

업계에 따르면 관세 철폐에 따라 판매가격이 그대로 반영되면 명품의류와 신발의 가격은 13% 수준에서 8% 안팎으로 낮아지고 8% 수준인 명품 가방과 보석 등 잡화류는 5~7% 정도 낮아진다.

하지만 명품들의 가격정책이 제각각이고 관세가 내려간다고 해도 인하폭이 얼마나될지 실제로 인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패션업계도 패스트패션의 인기와 맞물려 관세까지 철폐되면 국내 브랜드와의 가격차이가 더 줄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중소패션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관세철폐에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EU FTA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화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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