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채권 전쟁' 불붙나

입력 2011-04-20 10:19수정 2011-04-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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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등급 전망 강등에 중국 '발끈'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에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재정위기까지 연타를 맞은 미국에 중국이 투자손실을 우려하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중국은 S&P의 이번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국채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훙레이 대변인은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의 신용을 반영하며 미국과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투자상품”이라고 설명했다.

S&P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한 것은 최고등급 ‘AAA’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조만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만일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등 막대한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주요국 미국 국채 보유현황

중국은 3조달러(약 3270조원)가 넘는 외환보유고의 3분의 2가 달러 자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중국은 지난 2월말 기준 미국 국채 보유액이 1조1541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조치로 인한 달러 약세에 대해 비난해왔지만 지난해 미국 국채 보유액은 2600억달러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중앙재경대의 리제 교수는 “S&P의 조치는 중국에도 비상 경보를 울렸다”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 정책위원을 역임했던 유용딩은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 연준이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등 폰지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면서 “미국 국채 가치가 휴지처럼 떨어져 중국이 막대한 외화를 갖고도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잔혹한 현실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신용평가사인 다궁은 지난해 11월에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하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관젠중 다궁 회장은 “미국 경제상황은 ‘AAA’ 등급과 맞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실질적인 국채 상환능력은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P의 조치는 단지 제스처에 불과할 뿐이며 실제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강등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에 당장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이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미국 국채 가격 급락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막대한 규모의 달러 자산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에는 마땅한 투자처가 별로 없다.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가상통화인 특별인출권(SDR) 역할 확대를 지지하고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는 등 달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미국도 중국이 자국의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 달가운 것은 아니다.

중국이 만약 작심하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시장에 대량으로 팔아치워버린다면 국채를 발행해 재정적자를 메우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재앙을 맞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초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로 중국과 미국이 갈등을 빚자 중국 인민해방군 일각에서는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방법으로 미국에 압력을 넣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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