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십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은 이미 예고가 됐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는 두달전인 2월부터 현대캐피탈의 보조 서버에 접근해 고객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등의 정보를 조금씩 유출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캐피탈은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지난 7일 해커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인터넷상에 고객 정보를 올리겠다고 협박하며 수억원을 요구하면서 해킹 사실을 인지했다.
해커는 지난 7일 오전 현대캐피탈 직원 4∼5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객정보를 해킹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이날 오후에는 수억원의 돈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현대캐피탈은 그러나 해커와 협상하는 대신 경찰에 수사를 의뢰, 경찰의 범인 검거 작전이 진행돼 경찰은 8일 오후 5시께 해커 소재지로 파악되는 곳을 급습했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경찰이 해커에 대한 검거를 시도했으나 일당이 필리핀 등 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커가 1시간가량이 지난 뒤 "돈을 보내지 않았으니 오후 7시 인터넷에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통보하자 현대캐피탈은 결국 오후 7시를 30분가량 앞두고 해킹 사실을 고객과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금융거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수십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고객정보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