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이런 불안한 환경 때문인지, 주위에서 보면, 젊은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열중했다가 재테크도 못하고 자신의 직업에서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를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직장인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재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 투자신탁? 선물? 옵션?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러한 투자상품을 떠올릴 것이다. 과연 그런가? 그렇지 않다. 젊은 직장인에게 가장 유력한 수입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월급 또는 사업 소득 등)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엔진은 자신의 본업으로부터 얻는 수입이라는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직장인들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매월 일정액씩 급여를 받는다.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씩 보너스를 받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은 그만큼의 수입을 발생시키는 금융자산인 셈이다. 따라서 자산관리에서 얻는 수입(income)을 가장 크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맡은 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직업에서 얻는 소득을 높이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면서 주식투자 같은 것에 열중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투자에는 협의의 자산투자와 인적자본 투자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직장인이 매월 50만원씩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다면 그것은 협의의 자산투자에 해당한다. 반면에 그 50만원으로 어학을 배우거나 야간 대학원을 다녀 몸값을 높이는 데 사용한다면 그것은 인적자본 투자에 해당한다.
현재 및 장래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현재 가치로 평가한 것을 ‘인적자본’이라고 한다면 개인의 자산운용은 이 인적자본과 협의의 운용자산을 종합해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젊은 세대가 금융자산에 투자할 경우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와 같이 투자 리스크가 높은 자산의 투자 비중을 높게 하는 것은 인적자본보다 높은 수익율을 낼 금융자산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반면에 노년층으로 갈수록 인적자본은 축소되어 간다. 그러므로 자신의 경제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 능력, 즉 인적자본에서 협의의 운용자산 쪽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종래에는 젊은 시절에만 인적자본 투자를 열심히 하면 직장 생활에 큰 문제가 없었다. 60세 정도까지는 직장생활이 보장되었고 퇴직 후의 인생도 그다지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0대 중반 이후에는 투자의 중심을 인적자본투자에서 협의자산투자 중심으로 옮겨가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우선 한 직장에서의 장기근무가 어렵게 되었다. 한 직장에서 계속 근무를 한다해도 일의 내용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변신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이제, 직장인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곧바로 같은 직업을 찾아 현재 수준 못지 않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가?’이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앞의 질문에 대해 ‘자신이 없다’ 또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거나 ‘언제 직장에서 해고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자산운용을 해서 재산을 늘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투자에서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할것이다.
그런 사람은 보다 더 자신(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열심히 해 자기 일에서 일류가 되겠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현재 맡은 일이 적성에 맞지 않거나 자신 있는 일이 아니라면 회사에 부탁을 해서 업무를 바꾸든지, 아니면 전직까지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키워서 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를 하여 몸값을 높혀 놓는 것, 바로 이것이 직장인들에게는 투자의 왕도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