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으로 '물가잡기' 총력

입력 2011-03-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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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 급등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동안 정부가 물가를 잡기위해 가격 통제 등 미시대책을 써왔지만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대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 자스민 혁명이 리비아로 확산됐을 때만 해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물가가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물가잡기 나선 한은 = 하지만 결국 소비자물가가 변수였다. 지난 1월과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각각 4.1%, 4.5%나 급등하면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상단을 훌쩍 뛰어넘었고 공급측면은 물론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최근 크게 상승하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석유류, 식료품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1월, 2월 내내 3.7%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월 생상자물가 상승률은 6.6%로 2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높은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금통위 금리인상에 명분을 주고 있다.

여기에 수출과 내수 등 실물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지난 1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도바 13.7% 증가하고 경기선행지수는 13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변화된 정부 인식 = 그동안 정부는 물가 상승이 유가 상승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지난 2월 기준금리 결정시에도 이같은 인식을 기반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도 인식 변화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상승이 공급부문의 충격에 주로 기인하지만 인플레 기대심리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면의 물가압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 압력에 의해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게다가 물가 문제는 4.27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중요 화두가 되고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문제가 4.27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공방의 중요 사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수준은 =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상승세의 둔화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늘리고 빚 상환 능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미 시중금리가 많이 올라 대출금리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욱이 한은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태세다. 올 상반기 중 가계 부실이 불거질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한편 시장에선 금통위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올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3.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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