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ELS 수익률 조작에 대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현재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증권사는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BNP파리바, 캐나다왕립은행(RBC) 등 4곳 입니다.
ELS 수익률 조작 논란, 한두번이 아니죠. 무엇이 문제일까요. 전문가들은 ELS의 복잡한 상품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ELS는 기초자산 만기일 주가가 기준 주가의 일정 비율 안에 있으면 수익을, 벗어나게 되면 손실을 보는 상품입니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조기 상환 또는 만기 상환을 위해 기초자산 종목을 대량으로 팔아치울때 발생합니다. 캐나다 왕립은행 ELS를 예를 들어볼까요. 3년 전 캐나다왕립은행은 한화증권을 판매처로 두고 SK와 포스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공모했습니다. 일 년 뒤 기초자산 주가가 25%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22퍼센트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상품이었죠. 만기일인 2009년 4월 22일. 포스코는 최초 기준가의 80%를 유지했고 SK 주가 역시 장중 내내 수익 75% 범위인 11만 9600원선에서 거래됐습니다.
그런데 장 마감 10분을 남겨두고 SK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매도창구는 캐나다 왕립은행. 13만주의 매도로 인해 SK 주가는 결국 11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22%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불과 10여분만에 25% 손실을 입게 된 것입니다.
검찰 수사 핵심은 바로 매도과정에서 증권사들에게 '고의성'이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황상으로만 보면 의심을 사기 충분합니다. 왜 하필 그 시간에 그 증권사가 물량을 출회했는가 하는 거죠.
그러나 바꿔 말하면 증권사들은 ELS 상환일에 기초자산이 기준범위 안에 있으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 현금화시켜야 합니다. 만약 그때 현금화 시키지 못했다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배분할 수 없는 것이죠.
판례는 어떨까요? 더 헷갈립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는 ELS 투자자 정모씨 등 2명이 대우증권을 상대로 낸 상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같은 법원 민사32부는 유사한 소송에서 '이미 만기상환금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중도 상환금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도, 누명을 쓰고 있는 증권사도 모두 억울한 상황, 과연 검찰은 어떤 결론을 내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