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정부와의 대화 공식창구 역할 주문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을 고사하면서 공석이던 전경련 회장에 허창수 GS그룹 회장(52세)을 추대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정부와 재계를 잇는 대화의 공식창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전경련 회장단 가입 2년차인 허회장이 33대 회장에 추대됨에 따라 변화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회장단, 고문단 회의를 개최하고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GS 그룹 허창수 회장을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전경련 회장직은 연장자 회장단 가운데 연장자 순으로 회장직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연장자에 그룹 회장직 수락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전경련 조직도 함께 젊어져 창의적인 모습을 나타낼 필요가 제기됐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재계 분위기가 점차 젊어지고 있다”며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전경련도 이와 궤를 같이해 다소 젊은 허회장이 맡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허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더불어 올해로 창립 반세기를 맞은 전경련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은 물론 차제에 조직의 존립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장기간 공석이던 조직 수장이 새로 추대된 만큼 대표단체로서의 떨어진 위상을 다시 높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전경련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경련을 구성하고 있는 국내 주요 그룹들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맞게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반해 협회라는 이유만으로 변화를 게을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전경련의 혁신과 개선을 요구했지만 ‘복지부동’하는 전경련의 모습에 실망을 느껴 부회장 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경련의 설립 목적 중 하나인 ‘경제정책 및 제도개선에 대해 민간경제계의 의견 개진과 구현’이라는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전경련으로서는 ‘납품가 연동제’ 등 시장원칙에 반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굽힘없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