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행장 "기업은행의 '태종 이방원' 되겠다"

입력 2011-01-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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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경영'·'현장경영' 강조…전략상품 개발, '개인고객 1천만 달성 '목표

"태종 이방원의 역할을 하는 은행장으로 일하다가 세종대왕처럼 업무를 보면서 나중에 물러날 때는 기업은행의 룰라(전 브라질 대통령)가 되고 싶습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27일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 행장은 올해로 창립 50년을 맞는 기업은행의 공채 출신 첫 행장이다.

조 행장은 "조선왕조 519년의 찬란한 역사를 창조하는데에는 27명의 임금이 모두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지만 그 토대를 쌓은 것은 세종대왕일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세종대왕도 태종 이방원이라는 걸출한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0년 이상 가는훌륭한 은행을 만들기 위한 터전을 닦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 100년의 토대를 닦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내실경영'을 제시했다. 특히 과도한 영업캠페인 등의 관행이나 허례허식은 하나씩 고쳐 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 슬로건 중에 '강한 것은 더 강하게 약한 것은 보완해서'라는 것이 있다"며 "어느 조직이든 속이 튼튼한 사람이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는 만큼 원점으로 돌아가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실경영을 위한 단기과제로 '전략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품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간 서로 비슷비슷한 상품을 제공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조 행장은 "조직이 발전하려면 인수합병(M&A)를 통해 성장할 수 있지만 (기업은행의 여건상)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따라서 5000만 국민이 줄을 서서 사고 싶은 상품을 만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 행장은 취임 후 은행장 직속의 미래기획실을 신설했다. 기존 상품 개발 부서와 함께 상품제안을 폭넓게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달 사이에 상품 아이디어가 180건 이상이 들어오는 등 직원들의 호응도가 크다"면서 "내실경영과 직결되는 만큼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 개발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또 "근본적으로 올해 경영기조에 변화는 없다"며 "분기별로 시장상황을 체크하면서 목표를 조정해 나가는 '시나리오 경영'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주된 고객인 중소기업에 대한 현장영업에 더욱 무게를 싣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행장은 "전체 중소기업 가운에 기업은행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20.7%가 된다"며 "50년의 노하우를 갖고 현장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09년 기업은행은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액 18조 원 가운데 57.9%인 10조4000억원을, 2008년 9월부터 2010년까지 순증액 19조3000억 원 가운데 91%인 17조6000억 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연체율은 은행권 전체 1.39%보다 낮은 0.98%를 기록했다.

조 행장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 "그런 방향은 틀림없지만 정부, 국회 등과 조율도 필요하고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차근차근 진행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숙원인 '1000만 개인고객' 목표는 오는 8월1일 창립기념일 이전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열린 마음을 강조, "최근 한 기자실을 방문했을 때 은행장이나 기관장 중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것은 처음 본다는 말을들었다"며 "직원들과도 상하, 나이 구분없이 서로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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