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존 주장 되풀이 땐 군사회담 성사 어려울 듯
북한이 20일 내놓은 고위급 군사회담 제의를 정부가 ‘예비회담’을 전제로 수용, 남북한이 당국간 대회에 착수했다.
북의 고위급 군사회담 제의를 정부가 예비회담으로 제의한 것은 일단 북측이 진전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진정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정부의 북 제의 수용은 미중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간 대화의 선행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이 천안함 피폭사태와 연평도 도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북에 예비회담을 제의하면서 대화를 수용한 것은 이같은 국제적인 흐름의 영향이 아니냐는 평가다.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는 중국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도발 방지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는 기존의 북한의 연합성명과 조평통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한 대화 제의에도 공식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북한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로 김관진 국방부장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낸 것은 일단 진전된 공식 대화 제의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의제에 대해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이라고 적시한 것도 정부가 이전보다 진전된 태도로 평가하고 제의를 수용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군사회담에 대한 예비회담을 제의한 것은 북의 진정성을 다시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북한이 예비회담을 통해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할지 아니면 사과와 도발방지 의사를 밝히느냐에 따라 이후 실제 고위급 군사 회담의 성사 여부가 달려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중시하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