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한국건설산업이 사는 길

입력 2011-01-14 11:14수정 2011-01-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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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2010년은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분단국의 현실을 다시금 실감했으며, 일부 고위직에서 행한 부적절한 채용 파문으로 우리 사회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던 한해였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축구,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선전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한껏 고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신흥국 처음으로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드높일 수 있었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상생협력’의 화두가 부각되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 회생을 도모하고 환경과 생태가 살아 숨 쉬는 명품 하천으로 거듭나게 할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시끄러웠다. 특히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제안된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도 크게 나타났다.

건설산업에서도 희망과 낙망이 교차하는 일들이 많았다. 해외시장에서는 연초부터 UAE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거뒀으며 역대 최고 수주액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머지않아 1000억 달러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은 해외건설 최강국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건설시장은 수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증액되었던 공공 토목공사 발주가 다시 축소되고, 민간시장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건설사 구조조정안 발표로 인해 건설업계는 시련을 겪어왔다.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수주 물량의 부족과 시장의 불확실성은 국내 건설사들의 어깨를 한껏 짓누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줄어드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가 수주경쟁을 펼치고 이는 건설투자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쉽지않은 것도 건설산업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주택경기 바닥론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집값 하락세가 멈춘 정도다. 주택 공급 물량이 40%나 급감하면서 나타나는 수요와 공급 불일치 현상이 집값 안정보다는 전세난이라는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호전되면서 매매거래와 전세난 해소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이제 시장은 정부의 규제완화 없이는 심리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만이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열쇠다. 건설업계도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국내 건설시장은 선진국과 유사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만 한다. 능동적인 가치창조의 산업으로의 변모가 그 해법의 하나일 것이다. 과거에는 수요가 있는 입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수요를 창출하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때이다.

‘블루 오션’을 찾는데 만족하지 말고 나아가서 ‘블루 오션’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를 만들어가야 변화하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아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수십년동안 많은 건설사들의 먹잇감이었던 도로 건설은 한 풀 꺾였지만, 친환경 철도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큰 시장이 열려 있다. 또 건축물과 첨단기술을 융·복합시킨 주거형태가 등장하며 신주거문화 수요도 창출되고 있다. 해외시장도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이제는 신도시, 원전, 고속철도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 제안하면서 수요를 만들어가는 단계에 까지 와있다.

이같은 환경의 변화는 건설산업을 도약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은 토끼처럼 지혜로운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진해 건설산업이 더욱 번창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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