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열풍 무역통계 왜곡시켜"

입력 2010-12-16 09:59수정 2010-12-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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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무역현실 왜곡...아이폰, 미 대중 무역적자 19억달러 늘려

‘아이폰이 많이 팔릴수록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늘어난다?’

세계적인 아이폰 열풍이 무역통계의 왜곡을 낳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이폰이 많이 팔릴수록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증가한다는 미스테리한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것이 실제 무역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4. (블룸버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아이폰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19억달러(약 2조1983억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는 실제 무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무역통계 때문”이라 밝혔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ADB에 따르면 아이폰은 미국에서 설계돼 ‘애플’이라는 미국 기업이 판매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부품은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에서 공급, 중국에서는 최종 조립만 맡는다.

그러나 전통적인 무역통계는 이런 과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단순히 중국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완제품만 잡히기 때문에 실제 사실이 왜곡되고 있다고 ADB는 분석했다.

예를 들어 ADB는 아이폰 수출 가격인 179달러에서 실제 중국의 조립비용은 3.6%인 6.50달러에 불과하지만 통계에서는 수출가격 전체가 중국 수출로 잡힌다고 지적했다.

만일 무역통계가 실제 가치를 반영한다면 중국의 지난해 아이폰 수출액은 20억2000만달러에서 7350만달러로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도 지난 10월 “우리가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부르는 제품들은 사실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 조립만 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중국제 완제품에는 실제 많은 나라들로부터 수입한 부품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제조업 원산지 기준은 점점 쓸모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또 “무역통계가 이 같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면서 “중국의 지나친 무역흑자에 대한 정치적 논쟁은 너무 과장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많은 정책 결정자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이폰 같은 경우를 감안하면 위안화 절상의 효과는 거의 없게 된다.

ADB는 “위안화가 달러에 대해 20% 절상되더라도 중국의 조립비가 6.50달러에서 7.80달러로 오르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 제조비가 0.7% 늘어나는데 그칠 뿐”이라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 어바인대도 최근 애플의 아이팟에 대한 다른 연구를 진행해 “중국의 노동력이 아이팟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몇 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중국 제품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9월 미 뉴욕시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너무 과장됐다”면서 “중국 수출품의 대부분이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비난은 부당하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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