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협업으로 후발 한계 극복, 내년부터 본격생산 선두업체 추월
삼성그룹은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태양전지사업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태양전지사업에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공동 참여한다. 삼성정밀화학은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 삼성정밀화학이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삼성코닝에서 받아 태양전지 웨이퍼를 만들기 위한 잉곳(Ingot)을 제작한다.
잉곳은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이다. 태양전지 셀을 만드는 웨이퍼는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들어진다.
최종 완제품 생산은 삼성전자가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각 계열사에서 제작 공급한 원재료들을 모아 태영전지 셀을 만들 예정이다.
안정적인 공급처 마련에도 계열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해 미국의 태양광에너지 서비스 업체인 MEMC와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사업장에 태양전지 셀 생산공장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또 태양전지 생산시설과 발전소 등의 설립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이 맡는다. 삼성물산 역시 태양광 발전소 개발을 위해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해외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태양전지 시장 진출을 위해 각 계열사의 협업을 택한 것은 후발 주자로서 초기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최근 태양전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수 많은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함에 따라 1년새 폴리실리콘 가격은 70% 이상 급등하는 등 태양전지와 관련된 소재들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태양전지 시장이 확대되면 관련 소재들의 수요를 제 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쌓은 신뢰를 통해 선두 업체들을 추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태영광 사업 분야의 한 고위 임원은 “늦게 시작했지만 선두 업체들을 빨리 따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태양전지 생산 공정이 반도체 공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오는 2015년 이후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개발 위주로 진행되는 3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다. 내년에는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하기 위해 100MW까지 늘릴 예정이다. 삼성은 올해 1000억원을 태양전지 분야에 투자했으며 내년에는 투자규모를 올해보다 몇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한편 태양전지 시장은 선텍, 잉리 솔라 등 중국 업체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인 선텍은 올해 태양전지 분야에서 13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