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발] 탈출못한 주민들 어떻게 살아야하나 한숨...

입력 2010-11-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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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민간인 2명을 포함,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주민 대부분이 섬을 떠나 연평도는 주인 잃은 폐허의 섬으로 변한듯 처참한 모습이

다.주민들은 너무 큰 충격을 받은터라 “연평도로 쉽게 돌아갈 수 있느냐 ”며“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며 깊은 시름에 쌓여 있다.

특히 민간인 사망자의 유족들은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각해 아직 시신을 확인조차 못해 당시 처참한 상황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24일 오후 7시 현재 연평도에 주민등록이 돼있는 1756명 가운데 1555명(88.6%)이 섬을 떠났고 201명(11.4%)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피 주민 가운데 학업, 취직 등을 이유로 연평도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 395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160명이 23~24일 2일간에 걸쳐 대피한 것.

주민들은 지난 23일 524명이 여객선 1척과 어선 19척을 이용해 섬을 빠져나갔고 이날 해경 함정 2척, 해군 함정 2척, 옹진군 행정선 1척, 어선 13척을 타고 636명이 탈출했다.

도로에서도 민간 차량은 눈에 띄지 않고 화재 진압을 위 해 섬에 들어온 소방차와 복구작업에 나선 전기ㆍ통신업체 차량, 군부대 차량만 돌아다니는 상태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은 텅 빈 섬을 지키며 포격 당시 충격을 잊지 못한 채 한 숨만 내쉬고 있다.

복구공사를 하는 인부들의 식사를 해주고 있는 최모(57)씨는 “집이 막 흔들리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전쟁이 나는 건가 걱정됐다”라며 북한이 집중 포 사격을 한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씨는 “서해교전이 일어날 때도 이렇게까지 불안에 떨진 않았다. 노인들 말이 6.25 전쟁 때도 마을에 이렇게 하진 않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집에 전기가 안 나가서 잠은 따뜻하게 자고 있다"며 "다만 부식 가게 주인들이 다 나가서 먹을거리가 없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장모(57)씨는 “북한이 민간인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발 뻗고 살겠느냐. 어떻게든 삶의 터전을 지켜보려 했는데 이제는 살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연평도를 떠난 적이 없어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는데 쉽게 돌아올 마음이 생기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이날 오후 인천 연평도 해병대 관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숨진채 발견된 민간인 사망자의 유족들은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각해 아직 시신을 확인조차 못 하고 있다.

숨진 채 발견된 배복철(60)씨의 매형은 “군에서 정확하게 통보받은 것이 없고 시신을 확인해보지도 못했다”면서 “아직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상황이 도저히 실감이 나질 않는다”면서 “죽은 사람이 내 처남만 아니라면 좋겠다”라며 울먹였다.

화마가 할퀴고 간 현지의 주택 근처에선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풍기고 나란히 붙어 있는 2층집 2채와 단층집 1채가 집 형태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폭격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철제문의 유리창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철골마저 휘어져 있는등 말 그대로 전쟁 페허의 처참한 모습이다..

복구와 관련 ,인천시는 연평도 대피시설 현대화 및 북한 포격으로 피해를 당한 각종 시설물 복구 등을 정부가 지원해 줄 것을 건의키로 했다.

시에 따르면 북한의 포격을 피해 주민들이 이용했던 대피소(660㎡) 3곳의 시설이 너무 낡아 정비가 필요하다. 정비에는 대피소 당 6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또 주택 22채가 전체 또는 부분 파손돼 복구하는데 20억원이 소요되고, 반파된 연평보건소와 본부석이 절반 가량 파손된 종합운동장 등을 보수하는데 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후한 어업지도선 3척 교체(180억원) 및 응급의료헬기 1대, 응급 의료장비를 갖춘 헬기 1대 임대(30억원), 응급 환자 수송용 헬기 1대 구입(10억원) 등도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이날 행정안전부에서 특별교부세 10억원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북한의 포격으로 인한 피해를 시와 군의 예산으론 도저히 복구할 수 없다"면서 "정부에서 특단의 지원 대책을 강구해주기를 바란다"라고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인천~연평도, 인천~백령도를 비롯해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12개 항로, 14척의 여객선의 운항은 25일부터 정상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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