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국내 증시가 당분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45.02포인트(2.33%) 내린 1883.92로 개장했다. 그러나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가 이어지면서 빠르게 낙폭을 만회, 9시 30분 현재 21.30포인트(1.10%) 내린 1907.64를 기록하고 있다.
밤사이 뉴욕증시 역시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감이 확산된 가운데 한반도 위기감까지 고조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42.21포인트(1.27%) 하락한 1만1,036.37에 마감했으며 S&P 500 지수도 17.11포인트(1.43%) 내린 1180.73을 나스닥 지수는 37.07포인트(1.46%) 떨어진 2,494.95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다우 지수 30개 종목 가운데는 휴렛팩커드(HP)를 제외한 29개 종목이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중국과의 사전 교감이 없이 군사적 도발을 한 이유가 북한 내부의 헤게모니 변화와 관련이 있거나 이전 보다 강도 높은 벼랑 끝 전술의 일환이라면 과거 북한 리스크가 발생했던 때 보다 기간적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차례 있어왔던 북한 도발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1999년 1차 연평해전 당시 코스피지수는 사건 당일 2.2% 하락했으나 다음날에 3.2% 오르며 바로 회복했다.지난 3월 천안함 사태 당일에도 0.3% 하락했으나 이튿날 0.5% 올라 낙폭을 바로 회복했다.
우리투자증권이 1990년대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북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저 1거래일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조정 폭도 -0.14~-6.63% 선에 그쳤다.북한의 도발을 단기적인 악재로 보고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투자자들이 많았음을 알수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로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6·25전쟁 이후 우리 영토에 직접적으로 폭탄이 투하된 초유의 사태인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평도 사태는 6.25전쟁 이후 우리나라 영토에 처음으로 가해 진 육상공격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위협적"이라며 "과거 대부분의 북한 관련 증시 충격은 하루에 그쳤으나 이번 사태의 충격은 이보다는 오래 지속될 수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근 대내외 악재로 인해 국내증시의 기초체력이 상당히 약화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일랜드 문제는 역시 난제로 남아 있는 데다 중국의 추가적인 긴축정책 실행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국내 증시는 대내외적인 역풍(불확실성)에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확전 우려감이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겠지만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하회하는 충격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800선 이하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므로 증시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