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판결까지는 파업사태 장기화 불가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사태가 조업중단으로 이어졌다.
회사와 비정규직 노조 간 입장차이가 뚜렷해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양측이 물리적인 충돌까지 빚어지고 있어 당분간 현대차와 비정규직노조 사이의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법원, 2년 이상 근무한 하청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인정=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은 지난 15일 저녁부터 주문이 밀려드는 신형 엑센트를 비롯해 베르나와 클릭 등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에서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생산 차질로 이어졌다.
주·야간조 파업이 계속되면서 차량 2400여대가 출고되지 못하고 라인이 멈춰선 상태다.
현대차와 비정규직노조가 충돌의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7월부터다. 대법원이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파기환송한 재판결과가 발단이 됐다.
서울고법에서 아직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지만 노조는 대법원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해석’에 따라 ‘그동안 비정규직으로서 간주돼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고 단체협상에 나서라’는 성명과 함께 사측에 정규직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대차 측은 “비정규직 노조는 교섭대상이 아니므로 임단협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나아가 “대법원의 판결이 파기환송돼 최종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아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1941명의 명의로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및 체불임금 청구를 위한 집단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신형 엑센트 등 2400여대 생산차질=파업이 시작되면서 비정규직 조합원 일부가 15일 밤부터 베르나와 클릭, 신형 엑센트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1공장의 도어 탈착공정을 점거농성하는 초강수 투쟁에 나서면서 1공장의 생산이 전면중단되는 피해를 보았다.
16일 현재 1공장 안에는 비정규직 조합원 600∼700여명이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장기 점거농성에 들어갈 경우 현대차의 생산차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다.
비정규직 노조의 이번 파업은 지난 2006년 생산타격을 입혔던 부분파업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질 때까지 강력히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견지, 파업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반격도 만만찮다. 먼저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신청 결과 “현대차와 비정규직 노조 간은 서로 직접 고용관계로 단정할 수 없고 노동쟁의 요건을 충족하지도 않았다”는 내용의 행정지도 명령을 내세워 비정규직 노조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함으로써 현대차의 조업중단 사태가 장기화하고, 이로인한 손실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