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규모 앞서...인구·재정건전성이 경제도약 원동력
신흥국 경제 규모가 선진국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경제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민간경제조사단체 ISI그룹은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선진국을 추월했고 그 격차는 수년간 더욱 벌어질 것”이라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지난 1990년대초 세계 경제의 70%를 차지했던 선진국 비중은 48%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흥국 비중은 30%대 후반에서 52%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비중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2.7% 달성도 불투명한 반면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국은 평균 7.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섰고 10~15년 사이에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시기가 좀 더 앞당겨져 빠르면 2년 안에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게 되면 지난 1894년 미국이 영국을 추월한 이후 경제대국 지위가 처음으로 바뀌게 된다.
신흥국 경제가 부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인구 구성이다.
GE자산운용의 브렌트 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국 인구는 전세계의 80%에 달한다”면서 “특히 중산층의 부상으로 신흥국 경제가 선진국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페이든 이머징마켓 본드 펀드의 크리스티나 파네이트 공동매니저도 “신흥국의 인구증가는 새로운 소비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는 국제자본이 신흥국에 투자하려는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흥국이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재정구조가 건전한 것도 경제도약의 주요 원동력이다.
파네이트 공동매니저는 “신흥국의 재정적자는 선진국의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중남미와 아시아의 금융시스템과 소비자의 재정적 펀더멘털도 매우 건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의 국채와 인도 자원회사와 금융업체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과 달리 신흥국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타격을 덜 받았다.
HSBC의 게리 에반스 글로벌 증권 투자전략가는 “신흥국은 지난 1990년대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었다”면서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다시 나타났을 때 신흥국은 이미 이 충격을 견딜 준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