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4%' 놓고 첨예한 갈등
오는 11~12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여러 의제 중 환율 분쟁 해결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2개 의제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기획재정부와 G20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11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분쟁 조정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안전망, 개발 이슈를 묶은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핵심 의제로 가장 앞에 포진시켰다.
환율 문제는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정책으로 독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환율 문제는 회의 기간인 11일~12일 이틀 동안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9일 “11일 저녁 만찬과 12일 오전 세션에서 목표했던 성과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환율과 관련된 정상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2일 오전 세션이 일부 연기되거나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본의 급속한 이동에 따른 신흥국과 개도국의 안전성 확보, 개도국의 수준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를 담은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경우 1단계 조치인 국제통화기금(IMF)의 탄력대출제도의 활용도 제고, 예방대출 신설을 환영하고 2단계로 지역별 안전망과 IMF의 협력증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안전망 역시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했던 ‘코리아 이니셔티브’ 즉,‘글로벌 안전 메커니즘’은 선진국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완벽한 합의가 이뤄질 지, 다음 정상회의에서 계속 논의될 지 불투명하다.
역시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주요 의제 중 최대 관심사는 ‘환율’이다.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환율정쟁이 어느 정도 봉합되긴 했지만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환율전쟁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뜨거운 감자 ‘환율’…경상수지 목표제 ‘빨간불’ = 지난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가라앉는 듯 했던 환율전쟁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미국이 지난 3일 발표한 2차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다. 특히 독일 중국 등의 국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따라서 ‘경상수지 4% 목표제’(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의 4%로 제한)와 관련한 논란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룰’ 합의를 기대하던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주요 국가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수치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 필요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자”며 한 벌 물러선 상태다.
그러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유럽 최대의 경상흑자국인 독일의 반대입장 표명에 이어 수출대국인 일본과 중국도 이 제안에 부정적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G20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최종 합의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그 동안 모호한 입장을 취해온 일본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회의 기간 동안 유일하게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논의될 환율 문제는 각 국가들이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또 다른 주요 의제는 바로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다. 신흥국들의 경우 금융위기는 곧 외환위기로 이어진다. 달러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 전체 경제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논의는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했던 ‘글로벌 안전 메커니즘(국제통화기금이 동시에 여러 나라에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은 선진국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유안전망은 서울 정상회의에서의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합의문에는 계속해서 논의한다는 수준의 문구가 들어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순한 국제통화기금의 지원방식에 대한 논의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토빈세 도입 등 투기자본을 근본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