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ㆍ소비부진에 세탁기ㆍ냉장고 감소
최근 자동차와 내구소비재 시장은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전업계는 TV 시장이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 가전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신차 효과로 실적 개선된 자동차
올해 사상 최고실적을 연달아 경신해 온 자동차 업계는 이 분위기를 4분기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연초부터 메이커별로 걸출한 신차들이 출시되면서 지난해의 실적 호조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의 내수판매 1위를 점령하는 등 자동차업계 전반에 호황이 이어졌다.
올들어 9월말까지 자동차 판매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106만2137대에 달했다. 메이커별로 잘 팔리는 이른바 ‘볼륨모델’이 상반기 풀모델 체인지를 거듭하면서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3분기 들어 주춤했으나 4분기에는 다시금 내수판매 최고치를 예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동차업계의 내수판매 실적은 2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 1분기, 3분기 순으로 이어진다. 3분기의 판매 및 영업실적이 저조한 것은 여름휴가철과 9월 추석 명절 등이 겹쳐있어 영업일수와 판매율이 다른 기간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내수판매량은 13만대를 넘어서는 등 올들어 최고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내수판매 호조는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아반떼MD가 본격적으로 출고되면서 견인차 역할을 했고, GM대우가 고급 세단 알페온을 투입하면서 월별 판매량 2000여대를 보탠 덕이다. GM대우는 알페온 인기에 힘입어 내수시장 3위인 르노삼성을 제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경기 침체, 소비 부진 등의 이유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국내 백색가전은 시장이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3분기들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드럼 세탁기 시장은 올 상반기 월 4만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하반기 들어 수요가 소폭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냉장고의 국내 시장 둔화는 두드러진다. 연초 월 10만대 수준의 국내 시장 규모가 유지됐으나 올 중순부터 판매가 둔화돼 월 8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년 대비해서는 5% 가량 성장한 규모다.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인 점을 감안해 전년 대비 10% 성장한 월 10만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국내 TV시장은 견조한 흐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모두 2651만대의 평판TV를 판매했다. 이는 3분기까지의 누적기준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급성장했다. 특히 이 중 3D TV는 100만대 이상 팔려 전체 판매량을 늘리는데 기여했다. LG전자는 3분기까지 1891만대의 평판TV를 판매해 호조세를 이어갔다.
에어컨은 올 여름 더위가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판매가 증가했다. 4월~6월에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판매가 둔화됐으나 7월 들어 더위가 본격화 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LG전자는 3분기 에어컨 판매로 1조11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8200억원) 대비 26.1%의 신장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