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양실조 저축은행의 먹을거리

입력 2010-10-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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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衣食住)’는 사람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다. 기업에게도 중요하다.

특히 ‘식(食)’은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먹을거리가 있어야 기업이라는 외형을 갖출 (衣) 수 있고 유지하며 머물(住)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저축은행들은 이러한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다. 지난 2005년 무렵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먹고 살아온 저축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수익원을 잃었다.

경제가 회복되면 PF 대출도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부실만 커져 갔다.

문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저축은행들은 수익이 짭짤한 PF 대출에 집중하는 사이 본업이었던 소액 신용대출에는 소홀해졌고 은행, 대부업체 등 다른 금융권에 시장을 빼앗겼다.

최근 들어 소액 신용대출을 늘리려고는 하지만 PF 대출과는 규모가 달라 예전과 같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부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해답은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찾아내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주 저축은행장들은 위기 극복 및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세미나를 가졌다. 하지만 결론은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규제 완화 건의 등 예전에 나왔던 방안의 재탕이었다.

얼마 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저축은행업계의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내야 한다. 새 수익원은 과거 PF 대출처럼 리스크가 크거나 소액 신용대출처럼 레드오션이어서는 곤란하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먹을거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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