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윤활유 ‘법인세’

입력 2010-10-28 12:06수정 2010-10-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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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앞다퉈 인하 경쟁..전문가“장기적으론 더 많은 세수 확보 가능”

한나라당이 지난 27일 법인세·소득세 등 최고세율 구간의 세율 인하방침인 이른바 ‘부자감세안’ 철회를 긍정 검토키로 밝히자 정부와 재계가 '발끈'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물론 재계에서도 강하게 불쾌함을 드러내자 한나라당은 ‘법인세 감면 철회’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없었던 일로 돌리며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여전히 비난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재계가 법인세에 이토록 민감한 이유는 뭘까.

법인세란 법인으로 등록한 회사가 수익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에 대해 납부하는 국세다.

수익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부에 법인세를 많이 내야 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수익이 많이 나지만 법인세를 적게 내면 그만큼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돈이 많아진다는 것.

때문에 세계 많은 국가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법인세를 내리고 있는 추세다.

한 마디로 법인세 인하는 ‘친기업 정책’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은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25%에서 17%로 낮췄고, 중국도 33%에 달하던 법인세를 2008년부터 25%로 대폭 내렸다. 싱가포르와 홍콩 역시 법인세율을 2008년 기준으로 각각 17%와 16.5%로 인하했다. 지방세를 포함할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이 24.2%인 우리나라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이달 초 경제인들이 모인 한 간담회에서 “법인세 인하에 매우 관심이 많다.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법인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의 부감세안 철회 검토 발표에 재계가 “글로벌 무한경쟁이 점차 심화하는 현시점에서 시장친화적 투자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자 감세 차원보다는 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 봐야 한다. 감세가 이뤄져야 기업의 고용과 투자에 활력이 생기고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법인세의 민감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과 함께 정치권의 일관성 없는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김학수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권 초기에 한나라당이 친기업적인 정책의 일환으로 법인세를 인하한다고 했다가 국제금융위기로 시행을 2012년으로 미뤘다”며 “지금 다시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이면 기업은 정부를 신뢰하기 힘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른 나라들은 법인세를 낮춰준다고 하고 있는데, 국가 재정 운영이 힘드니 기업들에게 더 세금을 내라고 하면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세수의 주요 원천인 법인세 인상을 통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지만 법인세 감면을 통해 기업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더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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