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S&P500 기업 자사주 매입 776.4억달러...전년비 220% 급증
미국 월가에 자사주 매입 붐이 일고 있다.
투자자 교육 웹사이트인 민얀빌닷컴은 지난 2분기 S&P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776억4000만달러(약 89조원)를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42억달러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20% 급증한 수준이며 올 1분기에 비해선 40.5% 높은 수치다.
자사주 매입에 주력했던 기업들 가운데선 정보기술(IT) 업계가 전체의 27.3%를 차지하면서 1위에 올랐고 헬스케어 업계가 19.0%로 2위, 소비재 기업이 18.7%로 뒤를 이었다. 이동통신 업계와 유틸리티 업계는 0.19%와 0.69%를 각각 차지했다.
S&P지수 전문 분석가인 하워드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자사주 매입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블루칩 종목과 주식배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자사주 매입 붐을 일으키는 기업에 집중 투자할 것을 권했다.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해 1376억달러 수준에서 3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지난 2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를 41억5000만달러로 확대했고 IT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분기 20억달러에서 2분기에는 39억달러 규모로 자사주 매입을 늘렸다.
S&P의 알렉 영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자사주 매입 붐은 기업들의 급격하게 늘어난 현금 보유량 때문”이라며 “특히 S&P500기업들의 경우 현재의 현금 보유 수준이 매우 양호하며 규모는 약 842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위든앤컴퍼니의 스티브 골드만 투자전략가는 “문제는 이 현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라며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사주 매입은 다른 투자 방식보다 더 안전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기업 경영진들이 자사의 주식 가치가 비교적 낮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이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 현상이 자사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이 반드시 자사주 매입 붐에 주목해 투자를 검토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