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분사 후 하반기 실적 '맑음'
지난 2월 19번째 지주회사로 변모한 코오롱그룹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숫자다. 그동안 코오롱그룹은 계열사간 구조조정과 흡수합병을 통해 안정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지주사 전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로 지난 2007년 6월 코오롱유화㈜ 합병으로 시작된 사업 구조조정은 2008년 3월 원사사업부문 물적분항에 따른 코오롱패션머리티얼 출범, 2008년 6월 PI필름부문 SKC와 합작사 설립, 2008년 9월 고흡수성수지 사업부문 매각, 2009년 8월 FnC코오롱 합병, 캠프리지와 코오롱패션간 합병으로 이어졌다.
특히 ㈜코오롱과 FnC코오롱의 합병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용이하게 했다. ㈜코오롱은 당시 FnC코오롱 흡수합병으로 14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이 증가하게 되지만, 산업자재·필름·화학 등 수출에 집중돼 있는 사업포트폴리오가 내수 위주의 패션부문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1일부로 기존의 ㈜코오롱이 순수지주회사인 현재의 ㈜코오롱과 사업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인전분할돼 재상장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후 코오롱그룹은 지난 6월28일자로 ㈜코오롱 신주(주당 2만5700원)를 대가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보통주(주당 5만1200원) 공개 매수를 완료했다.
특히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공개 매수에 참여해 코오롱 지분을 기존 15.31%에서 52.48%로 확대했으며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한 지분율도 19.9%에서 35.0%로 확대되는 효과를 얻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의 화학섬유 사업을 모태로 해 건설, 패션 사업 등에 진출했으며 1990년대 중반까지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해 오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다소 성장세가 정체돼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주력이었던 폴리에스터 사업 및 신규 진출한 스판덱스 사업의 업황 악화, 코오롱캐피탈(현 하나캐피탈) 횡령 사건 발생 등의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사세가 다소 위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코오롱그룹은 일차적으로 모기업인 ㈜코오롱의 체질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적자 사업 축소 및 철수, 자산의 외부 매각, 계열사간 지분 이전을 통해 사업정리 등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그룹은 과거 전통적인 화학섬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화학·소재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2008년에 모태 사업인 원사 사업부를 분할한 한편, 유화와 산업자재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라미드 섬유·고부가가치 전자재료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 되기 시작하고 있어 사업의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주력 브랜드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캠브리지 인수를 통해 남성복 시장을 강화한 패션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세도 그룹 전체적인 사업에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코오롱 그룹은 신규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물, 에너지 및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주력 사업인 화학 소재 및 건설 부문과의 연계가 가능한 수처리 사업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경시설관리공사를 통한 물 관련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현재 운영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신규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다만 이들 신규 사업 부문이 아직까지 그룹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으며, 향후 사업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도 내재되어 있어 그룹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의 100% 자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 상장을 검토 중이다.
□이웅열 회장 일가 ㈜코오롱 지분 과반 점유로 경영권 장악
코오롱그룹은 지난 2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지주사인 ㈜코오롱이 핵심사업 영역인 화학소재/패션(코오롱인더스트리), 건설/환경(코오롱건설, 환경시설관리공사), 제약/바이오(코오롱제약, 코오롱생명과학, 티슈진), 무역/IT(코오롱아이넷, 코오롱베니트, 네오뷰코오롱) 등 총 9개 주요 자회사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건설, 코오롱아이넷 등 주요 자회사들은 코오롱프라스틱, 코오롱씨앤씨, 코오롱에코너지 등 주요 사업부문 계열사들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최대주주로 기업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웅열 회장 등 총수 일가는 그동안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최근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인 지주회사 ㈜코오롱의 지분 과점을 점유하면서 그룹 전반을 장악했다.
㈜코오롱은 이웅렬 회장이 지분 44.0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동찬 명예회장이 8.4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코오롱의 지분 11.20%는 자사주다. 이웅열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확고한 경영권을 다진 것이다.
특히 ㈜코오롱은 주요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분 31.16%, 네오뷰코오롱 지분 96.58%, 코오롱생명과학 지분 15.44%, 코오롱제약 지분 44.77%, 코오롱베니트 지분 20%, 코오롱아이넷 지분 31.72%, 코오롱건설 지분 19.84%, 환경시설관리공사 지분 54.55%, 티슈진 지분 35.04%를 각각 보유해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분사 후 더 강해진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그룹의 주력사로 거듭나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주사 전환에 따른 분사 이후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이는 올해 상반기 쾌조의 실적을 거둔데 이어 하반기 실적도 '맑음'으로 전망 되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1일 4만9700원으로 증시에 상장해 4월 중순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9월1일 현재 7만5000원 선을 돌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 상승세는 탄탄한 실적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는 2분기 영업이익 637억원을 벌어들여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산업자재, 화학, 필름 등 대부분 사업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이런 실적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 하반기 실적은 아라미드 섬유와 에어백, 패션사업 등 삼총사가 이끌어 갈 것"이라며 "올해 생산능력을 150% 늘린 아라미드는 공장 가동률이 내년에 90%까지 높아질 전망이고, 에어백과 등산복 사업도 2011년 20% 이상 외형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