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화정책, 양적완화로 유턴
(편집자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을 위한 행보가 긴박하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장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으며 정부 역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주요국의 경제 현황과 경기부양책을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美 경기 살리려면 뭐든지 한다
② 日 정부·은행 손뼉은 맞았는데...부양은 역부족
③ 트리셰 "유동성 무제한 공급한다"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양적완화로 돌아선 가운데 긴축재정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이에 가세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ECB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은행들에 대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내년 초까지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유로존 성장이 독일의 수출 호조로 ECB의 전망치를 초과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재정적자 위기를 겪은 유로존 경제에 대한 위협이 남아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다 유로존이 지난해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에서도 아직 벗어낫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트리셰 총재는 27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잃어버린 10년' 부활을 막기 위해 긴축재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ECB의 기존 양적완화 조치는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008년 말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시작된 ECB의 양적 완화 조치가 3년간 이어지는 셈이다.
이같은 전망은 악셀 베버 ECB 정책위원이 최근 은행에 대한 ECB의 유동성 지원을 연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힘을 얻었다.
베버 위원은 지난 20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통화긴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돼야 하고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도 내년 1분기나 되서야 재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CB내에서 인플레이션 매파로 통하는 그의 발언은 최소한 연말까지 ECB가 유동성 지원을 유지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
ECB는 이와 함께 다소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일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실시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ECB는 금융위기 충격이 다소 완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태다. 트리셰 총재도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매입 종료를 시사한 바 있다.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는 3개월 유동성 공급 매각 시스템 재도입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는 금융 시스템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과 낮은 대출비용이 오히려 향후 위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ECB는 금융위기 발발 이후 경매 방식을 통해 시중은행에 무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으나 지난 3월부터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3개월물 대출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는 동시에 변동금리를 적용했다.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1%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ECB는 올해 유럽 경제 성장률이 지난 6월 예상했던 1%대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에 대한 은행 대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어 회복세가 지속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