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30일 발표한 추가 경기부양책에서 친환경차 구입시 보조금 지급제도를 예정대로 9월말에 종료키로 함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자동차시장 침체 이후 난국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됐던 보조금 제도가 엔화 강세로 업계의 위기 국면에서 종료됨에 따라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프리우스는 7월 일본 내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16만4158대로 12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웃돌며 도요타의 인기 차종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작년 5월 첫 선을 보인 프리우스 3세대는 정부의 친환경차 구입시 보조금 제도 도입에 힘입어 판매가 꾸준히 늘었고 지난 6월까지 6개월간 판매는 17만426대를 기록, 도요타의 내수 판매의 20%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암운은 이미 드리워지고 있다.
도요타의 자회사로 도쿄도를 판매구역으로 하는 도쿄 도요펫의 이노우에 히로미 신차 판매 책임자는 “프리우스의 하루 판매량은 이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우리는 닥쳐올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 도요펫에 따르면 66개 도쿄 도요펫 쇼룸의 신차 판매는 지난 6월 하루 20대에서 최근에는 하루 8대 꼴로 줄었다.
정부의 친환경차 구입시 보조금 제도 도입으로 소비자들은 차령 13년 이상된 차를 폐차하고 친환경차로 교체할 경우 25만엔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또 오래된 차량을 폐차하지 않아도 새차로 교체할 경우에는 10만엔을 지원해줬다.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인 IHS오토모티브의 가와노 요시아키 애널리스트는 “도요타 딜러들은 판매 위축에 따른 성과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JADA)는 일본 신차 판매가 오는 10월부터 향후 6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도요타의 경쟁사인 혼다와 닛산도 비상이다.
혼다의 곤도 고이치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오는 10월부터 일본 내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의 36만7718대에서 절반 수준인 29만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나마 닛산의 감소폭은 한정적이라는 지적이다. 닛산은 정부의 지원책 종료에 발빠르게 대비했기 때문이다.
닛산은 이미 소형차 ‘마치’와 ‘주크’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미니밴 ‘엘그란드’를 공개했다. 9월에는 신형 ‘세레나’ 미니밴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