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자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6개월 연속 일본 국채를 순매입하며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분기 국내총생산 규모에서 일본을 따라잡은 데 이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육성을 목표로 2020년까지 1000억위안(약 17조365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500만대를 보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세계 자동차 시장은 미국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어 중국 메이커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전기차 분야는 미개척 분야인 만큼 출발선상이 엇비슷해 도전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6일 ‘신에너지차 및 에너지 절약 차량 산업발전계획’ 초안을 작성해 관련 부처와의 조정에 들어갔다.
보고서는 전기차와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신에너지 차량의 핵심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산업연맹’을 구성해 정부 방침을 지원키로 했다. 연맹에는 중국제일기차집단 등 대형 자동차 메이커 외에 배터리 개발 및 충전소 인프라 구축 의사를 밝힌 중국석유화공집단 등 16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투입키로 한 1000억위안 가운데 3분의 2인 650억위안을 2015년까지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전기차 메이커에 대한 개발비 지원과 구입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는 300억엔을, 충전소 정비에는 50억엔,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 메이커 지원에는 100억엔을 각각 투입할 전망이다.
또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절약 차량의 개발 및 구입 지원에도 200억엔을 투입한다. 지원 대상은 중국 기업들이 중심이며 자동차 취득세 감면 등 소비자 지원책도 포함된다.
공업정보화부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대대적인 전기차 산업 육성 계획을 밝힌 것은 세계적 메이커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남다른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1300만대 판매를 돌파해 처음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고 앞으로도 유망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내세울만한 자국 브랜드가 전무한 상황. 그나마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볼보를 인수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고 BYD는 ‘가치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투자하면서 이름을 알린 정도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자동차 부품 대기업인 원더 오트 테크놀러지의 자오칭제(趙清潔) 회장은 “통상의 엔진이나 하이브리드차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해외 기업을 이길 수 없지만 이제 겨우 경쟁 국면에 접어든 전기차에서는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 계획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통신사인 레코드 차이나는 “이번 계획이 중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관련 기술에서 외국기업과 중국 기업이 똑같은 출발선에 있다는 계산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레코드 차이나는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다양한 발전의 길을 유지해야 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기술적인 선택사항을 편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 도입할 신에너지 차량 개발 기술이 불분명하다는 점과 거액의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구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