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가 앞당겨질 뿐이다"
철강업계의 2010년 하반기 경기전망은 이미 침체가 예상돼 왔다. 포스코를 선두로 한 국내 철강기업들은 지난해 저점이후 올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런 상승세는 하반기 들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대규모 철강설비가 오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2010년 상반기 국내 철강경기는 호황이었다. 지난해 줄어든 재고확충을 시작으로 내수 자동차시장의 상승세,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철강재 가격인상이 호재를 만들었다. 여기에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을 우려한 업체의 사재기까지 더해져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쟁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효과를 나타낼 3분기를 고점으로 국내 철강기업들의 하락세가 예고되고 있다. 철강업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회복기를 틈타 적극적인 경영자세를 취한 것도 예고된 하락세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불어닥친 유럽발 재정악화를 비롯해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예상됐던 고점이 2분기 후반으로 앞당겨질 공산도 크다.
글로벌 철강구도를 따졌을 때 우선 유럽발 재정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줄 때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은 우선 중국이다. 중국의 금리 및 부동산 버블로 인한 긴축정책 그리고 미국의 중국 위안화(元) 절상을 위한 압박문제 등이 엮여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유럽발 악재로 인해 중국발 긴축재정에 대해 가장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현지의 수요급감이 중국 철강기업의 가격인하 정책으로 이어지면 후폭풍은 고스란히 국내 경쟁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앞서 언급한대로 올해 철강경기 최고점이 애초 3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으나 2분기말로 시기가 앞당겨 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국내 철강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하반기 수요감소와 경쟁사의 고로 가동 등이 악재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원재료가 상승하고 있어 이를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하고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 순환을 따졌을 때 3분기에도 추가적으로 1톤당 30달러 안팎의 가격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철강재 가격 상승이 하락세를 붙잡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지역에서 영향을 받겠지만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지역과 아프리카지역 등 대체 수요확대로 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철강경기와 무관하게 원료가격은 오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아래 결국 원가요인과 시황요인에 따라 가격결정이 되겠지만 투기적 성향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