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동산시장 낙관이 어려운 이유

입력 2010-05-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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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존주택판매가 호전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0년래 최저로 떨어지는 등 주택시장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된데다 미국인의 신용상태가 악화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24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의 기존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7.6% 증가한 577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두 달째 증가세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자 당초 전망치인 562만건을 소폭 웃돈 수준이다.

기존주택 매매건수 증가는 지난달말 미 정부의 세금공제 혜택이 종료되기 전에 주택 구입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8000달러의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으나 지난달말까지 계약을 마치고 다음달말 마무리되는 거래까지 연장 적용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수혜범위도 확대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뿐 아니라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한 사람에게도 6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같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주택시장이 살아날 조짐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주택매매가 증가하면서 주택 가격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존주택 중간가격은 전년 동기의 16만6500달러보다 4% 늘어난 17만3100달러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추이
모기지 금리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주택 수요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HSH어소시에이츠는 지난주 30년만기 모기지 금리가 4.87%로 지난해 12월의 4.8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50년래 최저수준이다.

유럽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로 몰리면서 국채가격은 상승하고 이에 연동된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모기지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증권(MBS)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최근 수개월간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불거져 미 국채에 국제시장의 자금이 몰리면서 모기지 금리가 다시 낮아지고 있다.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말 3.2%까지 떨어졌다. 모기지 금리는 대개 10년 만기 국채 금리에 비해 1.5%포인트 가량 높게 책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주택 가격이 10%포인트 하락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현 금리수준이 지속될 경우 주택 가격은 안정되고 주택 보유자들은 별다른 가격인하 없이 주택을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취약하고 신용경색이 심각해 모기지 금리 하락이 주택시장에 힘을 보태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폴 데일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급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 과도한 부채, 신용경색 등의 문제로 주택 수요가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패트릭 뉴포트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주택판매가 증가한 것은 정부의 세제 혜택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주택시장 경기 회복은 일자리 증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조시 로빈 씨티그룹 주택건설 분석가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신뢰도 상승과 일자리 증가"라면서 "주택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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