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63거래일내내 트레이딩 수익
미국의 4대은행이 트레이딩 부문에서 지난 1분기(1~3월)의 63영업일 동안 매일같이 이익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4대 은행의 완벽한 실적은 미 정부의 지원과 경쟁 완화가 월스트리트의 실적 회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부각시킨 사례라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자산 규모에서 미국 최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2위 JP모건체이스, 5위 골드만삭스는 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1분기에 트레이딩 손실을 낸 날이 하루도 없었다고 보고했다.
3위 씨티그룹은 일일 트레이딩 수지에 대해 분기마다 공개하지는 않지만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씨티도 1분기에 전 영업일내내 트레이딩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게리 콘 사장 겸 최고집행책임자(COO)는 자사의 완벽한 실적에 대해 “트레이딩 사업이 이익을 내는데 있어서 고객을 중시해 거래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UBS가 11일 주최한 회의에서 강연한 게리 콘 사장은 “업계에서는 자기거래 수입이 우리회사의 트레이딩 사업의 우수한 퍼포먼스를 견인하고 있다는 견해가 팽배하다”면서 “지난 12개월동안 손실을 낸 날은 단 11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1분기에 트레이딩 부문에서 2500만달러(약 280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레이딩 매출이 1억달러 이상에 달한 영업일은 35일로 전체의 반 이상이었다.
이는 월스트리트 최대 실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자사의 탄탄한 위기관리 능력과 고객 네트워크, 시장회복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스티튜셔널 리스크 애널리틱스(IRA)의 크리스토퍼 월른 이사는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딩 이익은 어느 면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조성금을 측정하는 기준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레이딩 부문의 호실적은 27년 만에 최고수준에 달한 실업률을 뒤로하고 은행들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달성하는데 공헌했다는 분석이다.
이것을 크게 뒷받침한 것이 Fed의 저금리 정책이다. 연방기금(FF) 금리 목표는 제로 부근에서 동결되고 있어 은행들은 1분기에 평균 3.70%의 수익율에서 움직인 10년만기 국채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장기와 단기 금리차는 사상 최대에 가까운 수준에 있어 2년만기와 10년만기 국채의 수익률 격차는 11일 2.71%로 2월 18일에 기록한 사상 최대인 2.94%에 근접했다.
한편 이 같은 눈부신 실적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의 은행권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11일에는 미 연방검찰이 같은 혐의로 모건스탠리 수사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검찰 당국은 모건스탠리가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거래에서 투자자를 속였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의 대변인은 “WSJ이 지적한 바와 같이 당국에서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이 거래에 대한 당국의 수사는 관여할 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외에 씨티그룹과 UBS도 당국의 수사망에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금융 당국은 금융 위기를 계기로 반사익을 얻은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은행들은 금융시장의 규제강화를 주도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