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선진국인가 개도국인가?
한국은 기준에 따라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개발도상국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개발위원회(DC) 회의에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한국 투표권은 0.99%에서 1.57%로 커져 22위에서 16위로 높아졌다.
이는 선진국 보유분 3.13%를 개도국·체제전환국으로 넘기기로 한 합의에 따른 것이다.
세계은행에서 한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의 지위에 있다. 아직 1970년대 받은 40년 무이자조건의 자금 상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IBRD 융자 자금 조건이 무이자여서 만기가 도래하면 갚을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4일 “한국의 세계은행 투표권이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규모에 맞게 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OECD는 우리나라를 고소득 국가로 분류한다. 선진국으로 취급하고 있는 셈이다. OECD에서 고소득국으로 분류하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 뿐이다.
IMF도 우리나라를 선진국(advanced economy)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 시기는 점칠 수 없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와 세계국채지수(WGBI)에도 들어갈 전망이다.
인도의 경우에는 한국이 WGBI에 포함되면 투자자들의 인도에 신흥국 포트폴리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의 상품 분야에서는 선진국 그룹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지만 농업부문에서는 개발도상국에 준하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수준으로 볼 경우 선진국은 3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2만달러가 채 안된다”라면서 “개발 도상국이라고 하기에도 어렵고 중간자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개발도상국 중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 중국, 인도네시아 등은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채 안된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는 개발도상국 신생국 중 2차 대전 이후 선진국으로 성장한 나라가 없었다”면서 “개발도상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모델사례로 연구대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도상국에서 ‘우리도 한국처럼 할 수 있다‘는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 입장에서는 개도국이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착취이론에 대한 반대의 사례로 한국을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 윤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선진국은 ‘열심히 일하면 한국처럼 될 수 있다‘면서 구조적으로 착취하기 때문에 저개발국이 못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선진국 내에서는 후미에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선두에 위치하면서 상황에 따라 선진국 개도국에 포함되는 중간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G20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양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얘기할 수 있는 면이 있다”면서 “급격한 환율변동 등 금융안전망이나 개발 이슈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개도국의 입장이나 금융규제 또는 시장 개방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선진국 모두를 이해하면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개도국의 경험은 이전에 겪어봐서 이해가 가능하고 선진국에는 조만간 편입될 것으로 예상이 돼 반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특이한 위치는 G20 의장국이 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는 미국과 영국에서 개최된 바 있는데 올해 처음 G7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고 내년에는 다시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