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확대가 최대변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자동차산업이 커다란 타격을 받은 이후 미 자동차 산업의 ‘빅3’인 제네럴모터스(GM), 포드 및 크라이슬러의 부활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의 빅3가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화려한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최근 CNN머니매거진이 보도했다.
지난해 미 자동차 산업은 역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을 겪었다.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4월30일 부도를 선언했고 한달 뒤에는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유일하게 파산보호를 신청하지 않은 포드도 지난해 14억달러(약 1조5645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었던 GM은 다우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회복세로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빅3는 지난해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포드는 지난 1분기 21억달러의 순익을 달성하며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고 GM도 재무부로부터 빌린 58억달러의 자금을 조기상환할 만큼의 현금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슬러도 지난 1분기에 판매감소로 고전했지만 전월에는 렌터카 회사에 대한 대량 플리트 판매 (Fleet Sale : 렌터카업체 등에 대한 대량 일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빅3의 귀환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트루카닷컴의 제시 톱락 부사장은 “자동차 빅3의 귀환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의 지난달 판매대수는 100만대로 예상돼 전년동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6% 감소했다.
에드문드닷컴의 미첼 크랩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달의 판매가 전월에 비해 감소세를 보이고 하반기 자동차 판매 증가세도 약할 것”이라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의 완만한 회복세로 인해 빅3의 귀환은 그만큼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빅3가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는 포드만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을뿐 GM과 크라이슬러는 아직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GM이 올해 하반기에는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GM은 정부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주식시장에 다시 복귀하기 까지는 적자에서 벗어난 후 몇 개월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크라이슬러는 경쟁사인 포드와 GM에 비해 빈약한 신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앞으로도 크라이슬러를 합병한 피아트 그룹이 크라이슬러를 위한 신모델을 출시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예정이다.
크라이슬러의 자금상황이 아직까지는 좋지 않아서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기 전까지는 긴축운영을 해야되기 때문.
지난해 빅3중 유일하게 파산을 면한 포드도 자금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어서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기에 아직 무리이다.
GM과 크라이슬러가 현재의 어려운 재무상황에서 벗어나 튼튼한 회사로 다시 거듭나기 전에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 포드의 최대과제이다.
빌 포드 포드 회장은 “지난 1분기에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 남은 기간동안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빅3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자동차 시장의 완만한 회복과 낮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빅3가 공장을 줄이고 그동안 재정에 큰 부담이 됐던 은퇴자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을 줄이는 등 비용절감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곧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토모티브 리서치센터의 데이비드 콜 회장은 “빅3의 비용구조가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빅3가 다시 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또 “토요타 자동차의 리콜 사태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수입차와 국내차의 품질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고 인식했다”면서 “이는 빅3의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의 수요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 빅3 부활의 최대변수로 남을 것이다.
미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으로 인해 내수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 자동차 시장도 중고차 보상판매 등의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지난해보다 판매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던 중국도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자동차 수요진작책을 중지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