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결산 법인부터 도입 추진...편리성ㆍ효율성ㆍ투명성 실천
주식 예탁ㆍ결제 기관으로서 전자투표관리 업무를 담당하게 된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은 그동안 축적된 정보와 전산 인프라를 활용해 전자투표 시스템을 구축, 8월 초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 2004년부터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준비해온 예탁원은 서비스 개시를 시작으로 6월 결산 법인부터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권장할 방침이며 이를 통해 기업의 선진화와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사용은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주주명부, 주주총회 안건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되면 효율성 측면에서 다양한 이점이 있다.
우선 주주들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시스템 접속만으로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직접 주총장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총회 참석을 위한 교통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주주총회 개최지가 서울(48%, 745사)과 경기도(28%, 442), 개최일은 매년 3월 특정일에 집중돼 있어 주주참여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편리함 제고로 인해 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주권행사 민주화의 현실화, 주주총회 활성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개인 뿐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전자투표제도는 유용하다. 주주서한 발송, 주총장 섭외와 인건비 등 주주총회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주총회 의안에 대한 찬반 동향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어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한 대응이 용이하다.
그 외에도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주 중시경영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기업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기업들이 전자투표 도입 여부는 곧 주주중시 경영 또는 투명경영의 척도가 될 전망이어서 기업평가의 잣대가 될 가능성도 높다.
◇전자투표제는 새도우 보팅의 대안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돼 실질적으로 서비스가 시행이 되면 다양한 개선점도 마련이 된다.
특히 과거 주주총회 의결권 확보수단으로 도입된 새도우 보팅(Shadow Voting) 제도가 주주총회 운영을 왜곡시키는 문제점으로 인해 제도의 폐지 또는 개선의견이 대두되고 있어 이는 그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규모가 작고 경영 상태가 투명하지 못한 기업들이 주총 홍보를 기피하고 새도우 보팅을 통해 적당히 주총을 마무리 짓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본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도우 보팅제도 이용 비율은 코스닥 상장사가 높다. 지난해 상장사 새도우 보팅 이용회수는 총822회며 코스피 상장사가 287회(34.9%)인 반면 코스닥 상장사가 535회(65.1%)로 2배 가량 많았다.
새도우 보팅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안건에 대한 투표를 하지 않아도 한국예탁결제원이 기업과 협의를 통해 적정 비율만큼 의결권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국내 상장사 약 35% 이상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으며 총회 성립을 위한 정족수는 전체 주식의 4분의 1이다.
이 외에도 전자투표 서비스로 인해 회사는 별도 시스템 개발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고 웹 상에서 모든 관리 업무를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다.
또 외국인 주주를 위해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상임대리인을 한국예탁결제원에 요청할 필요 없이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직접 의결권행사를 할 수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상임대리인이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을 대리행사 하는 경우 외국인의결권대리행사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ㆍ일본ㆍ영국 등 선진국 전자투표제 역사는 10년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의 기업들은 2000년대 초부터 주주중시 경영, 기업경영 IT화 등을 위해 전자투표제도를 법제화하는 추세에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전자투표를 채택한 회사 중 48%가 전자투표에 의해 20% 이상의 의결권 주식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소니, 혼다, 도요다, 야후 저팬, 파나소닉, 닌텐도 등이 전자투표제도를 채택해 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