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실적 최대 100%↑.. 1회성 요인 영향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실물경기 회복이 가속화되면서 1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사를 비롯한 시중은행들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에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금융의 작년 4분기 실적인 178억원과 비교하면 수십 배에 달하는 수치다. 1분기 실적인 2383억원에 비해서도 10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에 1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우리금융의 경우에도 50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도 작년 4분기의 2562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역시 작년 4분기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50%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의 실적 개선 전망은 올 들어 유가증권 처분과 같은 일회성 이익이 늘어났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지난 16일 이뤄진 하이닉스 보유지분 6.67%에 대한 블록세일은 올 들어 발생한 은행권 최대의 일회성 이익이다.
당시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단 소속 8개 기관은 하이닉스 주식 3928만3000주를 할인 없이 주당 2만3500원에 매각, 9232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2070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외환은행 1800억원, 신한은행은 155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각각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4분기보다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낮아진 것도 순익 급증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12월 불거진 금호그룹 사태로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지만 올해 들어선 성원건설 퇴출을 제외하곤 특별한 사고가 없었다는 것.
중소규모 건설사들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은행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매각이익 및 금호 충당금 추가적립 등을 반영해 1분기 실적이 6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며 "지난 4분기 금호 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이 저조했지만 올해부터는 분기당 경상적으로 최소 4000억원대 순이익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선 은행권 전체가 실적개선을 당연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고, 건설업 부진에 따른 충당금 변수 등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