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천하' 강정원 행장, KB금융 신뢰도 타격...외국인 주주 소송 가능성도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지만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사전조사와 사외이사 비리혐의 등으로 '한달천하'의 막을 내렸다.
KB금융과 금융당국은 눈치경영과 관치금융이라는 오명을 안고 강 전 회장 내정자는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 단독면접에서 불명예 사퇴까지... 강정원 ‘한달천하’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사퇴하면서 KB금융 회추위는 최종 후보로 강 행장,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 등 3명을 선정했다.
공정성 문제와 회장 공모 일정이 촉박했다는 이유로 이 사장과 김 전 대표가 돌연 사퇴했지만, 이사회는 강 행장 단독 면접으로 강행했다.
회추위의 만장일치로 강 행장이 회장 내정자로 선정됐으나, 사외이사 비리혐의와 금융당국 사전조사로 사퇴의 길을 걸어야 했다.
◆ 공정성 논란과 사외이사 권력화... 관치금융 희생 논란도
이번 KB금융 회장과 관련돼서는 추천부터 말이 많았다. 캠코 이 사장과 김 전 대표이 경영진과 사외이사의 유착관계를 지적했다.
캠코 이 사장은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강 행장과 오랜 기간 일하면서 업무적 거래관계를 형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의 권력화와 비리혐의는 금융당국의 지난해 연말 사전조사에서 들춰지기 시작했다. 한 사외이사는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서버 입찰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을 피해가지 못할 듯하다.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한 보복성 조사와 사퇴 압력이라는 의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KB금융과 강 전 내정자 앞길은... 자숙기간 가질 듯
KB금융은 강 전 내정자의 사퇴 파장으로 그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전 회장의 사퇴에 이어 후임자인 강 전 내정자도 사퇴 결정을 내리면서 KB금융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 전 내정자의 선임에 찬성했던 외국인 주주들이 사퇴 소식에 반발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외국인 주주들의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전 내정자 개인적으로 자숙하면서 향후 거취 문제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