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경각심 차원 역기능 우려...강제조사권 없는 한계점 노출
또한 협회는 향후 리베이트 관련 조사 결과도 업체명은 공개하지로 않기로 해 한동안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협회는 지난 10월초 익명의 제약사 8곳과 11개 의료기관의 리베이트 제보를 받은 후 자체조사를 진행해왔고 이달초 이중 한 제약사가 사실을 인정한 이후 사건을 복지부에 이첩한 바 있다.
11일 협회에 따르면 최근 자체조사를 마친 이들 업체들에 대해 명단공개 후 가져올 파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또 혐의를 시인한 1개 제약사에 대해서도 실명공개 없이도 경징계(500만원 위약금)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충분한 자극이 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조차 협회가 회원사를 지나치게 감싸주는 모양새가 외부에서 보기에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제약사 관계자는“올 상반기 안국약품이 골프접대 리베이트로 적발돼 논란에 휩싸일 당시 협회는 명단공개를 강행했지만 이번에는 그와는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처사로 특히 최근 리베이트 자정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제약사들을 위해서라도 명단공개를 통해 공정경쟁 유도 및 경각심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협회가 올해 2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내부적 차원에서 강력히 근절하겠다며 설치한 ‘의약품유통부조리신고센터’의 무용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즉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 특성상 강력한 제제는 시스템상 어렵고 강제조사권이 없는 것도 문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B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협회의 시스템으로는 말만 조사일 뿐이지 일단 아니라고 발뺌만 하면 회사 스스로 인정하기 전까지는 협회차원에서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차라리 이런 문제는 처음부터 복지부 등 관계 당국이 나서서 조사를 해야 점점 커지는 의혹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