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하이닉스 지분 '부문인수' 가능성 할까?

입력 2009-09-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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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지분 15% 확보 방식으로 자금부담 줄일수도

효성이 지난 22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위한 의향서(LOI)를 단독 제출한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 주식관리협의회(이하 채권단)가 하이닉스 지분의 일부만을 효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효성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지분 15%를 확보, 하이닉스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소요되는 자금은 2조원 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효성의 자금여력을 고려해 하이닉스의 매각대상 지분 28.07%를 한 번에 매각하는 것이 아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일부 지분만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지분 매각을 조속히 마무리지으려는 채권단은 다양한 매각방식을 놓고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분 부분매각도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매각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부분매각 방식이 성사되면 효성은 하이닉스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며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나머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한 채 2,3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게 된다.

실제로 채권단이 대기업에 발송한 매각제안서(IM)에도 하이닉스의 지분 28.07%를 다 인수해야 한다는 조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당시 매각안내문에 전량 인수 조건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지분의 부분매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효성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수준인 15~20% 정도의 지분만을 인수하는 방안이다. 나머지는 채권단이 우호지분으로 보유하되 효성이 시차를 두고 추가 매입하는 방식이다.

효성이 지분 15%만 인수할 수 있다면 필요한 자금은 2조원 밑으로 떨어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20%로 가정해도 2조4000억원이면 인수가 가능하다. 반면 효성이 하이닉스 지분 28.07%를 모두 인수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3조1447억원(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총 인수금액은 4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지분 만을 인수할 경우 효성의 부담은 당초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략적 투자자(SI) 및재무적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음달 제출 예정인 예비 입찰제안서를 통해 효성이 인수 의지와 함께 희망하는 부문인수 규모를 밝히면 채권단 회의를 통해 매각방식 등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효성이 하이닉스 경영권을 완벽하게 행사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함께 효성이 하이닉스를 정말 인수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효성의 자금여력을 놓고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면서 실제 인수보다는 그저 태핑(사전조사)하는선에 머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효성은 2007년 12월 대한통운 인수전에서도 인수의향서를제출했다가 최종 입찰에서 발을 뺀 적이 있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은 다음달 중순 효성의 구체적인 투자제안서를 받은 후 오는 11월말까지 우선협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가격 조건이 맞지 않으면 매각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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