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위함⋯받아들이지 않는다”

법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요청한 재판 이송요청을 불허함에 따라 문 전 대통령 사건은 앞으로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17일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들이 요청한 재판 이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법원 재판 지원 현황, 언론 접근성 등을 비춰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이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한다”며 “피고인들이 요청한 이송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고 본 재판부에서 재판을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은 재판부에 각각의 거주지 관할법원인 울산지법, 전주지법으로 사건을 이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법원에 출석하면서 “검찰은 범죄지가 서울이라고 해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며 “문 전 대통령이 양산에서 출발해서 이곳 서울중앙지법으로 오시려면 편도 5시간 왕복 10시간이 걸리는데, 10시간을 들여서 재판을 받으러 온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의 형벌이다”라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4조 1항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에 따라 최초의 관할 법원을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앞서 전주지검은 지난 4월 24일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 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 모 씨가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급여와 주거비 2억여 원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을 9월 9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