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만 타이베이서 흉기 난동 '충격'…"테러 아닌 철저한 계획범죄"

▲대만 수도 타이베이서 흉기 난동으로 4명 사망. (연합뉴스)

연말을 앞두고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연막탄 투척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대만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으며 수사 결과 테러 가능성은 배제된 계획범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만 중앙통신사와 AP통신은 대만 내정부 경정서(경찰청 격)의 장룽싱 서장은 전날 밤 타이베이역과 중산역 일대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오후 10시 30분 기준 사망자 4명, 부상자 11명이 집계됐다고 전했다.

사망자에는 범인 장원(27)도 포함됐다. 그는 백화점 내부에서 무차별 공격을 벌인 뒤 경찰의 추격을 받다 5층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초 6층으로 알려졌던 추락 장소는 5층으로 정정됐다.

당국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혼잡 지역과 대형 행사장을 중심으로 경비를 강화했다. 철도·도로·지하철·항공 등 공공장소 전반의 경계 수준을 격상했으며 공범 여부와 범행 동기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범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 결과 범인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그는 지난 16일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고 범행 전날에는 백화점 측에 옥상 이동 경로를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연막탄 17개, 휘발유병 15개, 흉기와 서바이벌 게임 용품 등이 발견됐다. 범인이 거주하던 타이베이 중정구 임대주택과 최근 머물렀던 호텔, 본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으며 임대주택에서는 화염병 제조 관련 물품이 나왔다.

범인은 과거 경비·보안 업무 경력이 있었으나 현재는 무직 상태였고 올해 7월 병역 방해 처벌 조례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 복무 중 음주 문제로 2022년 제적된 이후 잔여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수배가 내려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범인이 사망하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 규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당일 범인은 오후 5시께 타이베이 중앙역 지하 출구 인근에서 방독면을 착용한 채 연막탄을 투척해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후 지하도를 통해 중산역 인근 호텔로 이동해 흉기를 챙긴 뒤, 중산역 일대에서 오토바이 운전자와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어 인근 백화점으로 난입해 추가 공격을 벌였고 도주 과정에서 추락해 숨졌다. 범행 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세 곳에서 방화를 저질러 차량과 오토바이를 파손한 사실도 확인됐다.

현지 매체들은 범인이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범행을 이어가는 동안 즉각적인 제지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범행 동기와 자금 관계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장완안 타이베이시 시장은 "범인을 제지하려면 남성 1명도 불행히 사망했다"라면서 "지하철 운영회사 등 관련 기관이 전면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