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증가·노동시장 불일치 등 주요인
정부, SNS 실업 문제 게시글 단속 급급
대출 탕감 등 실질적 지원책 절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 청년실업률(16~24세, 학생 제외)은 15.8%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국 도시 실업률(5.1%)의 세 배를 웃돌 만큼 높다.
실업률이 높은 것은 대학 졸업자의 증가와 노동시장에서의 불일치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으로 볼 때 전국 도시 실업률은 안정적이고 감소 추세를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우린 고용의 구조적 모순이 여전히 두드러진다는 사실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엄청난 취업 압박에 직면해 있지만, 일부 산업에선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선 기술 인력 공급이 부족하다”며 “인적자원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는 여전히 두드러진 문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노동환경도 실업률 상승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영리단체 중국노동감시의 리창 사무총장은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많은 중국 기업은 직원들에게 하루 12~16시간 근무를 요구하고 직원들이 주 6~7일 일하기를 기대한다”며 “대부분 청년은 근무 조건이 열악한 일자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아 청년실업률이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15%를 웃도는 실업률이 실제로는 더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지난해 청년실업률 집계 방식을 변경했다. 월별 수치가 계속 20%를 웃돌자 당국은 학생을 집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바뀐 방식이 구직 활동을 포기한 구직자를 반영하지 않는 데다 농촌 지역 실업 상황을 담고 있지 않아 허점으로 지적된다.
문제가 심각해 보이지만, 철저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청년 실업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기란 쉽지 않다. 당국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 해당 주제가 다뤄지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가오산원 SDIC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실업률과 낙담한 청년층에 관해 쓴 논평이 온라인에서 삭제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청년 실업은 결국 중국 사회와 경제 전반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쟁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생활만을 추구하는 청년을 의미하는 ‘탕핑족(드러누워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들)’과 청년들의 소모성 과잉 경쟁을 뜻하는 ‘네이쥐안’이라는 용어가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고 지난해 10~19세 청소년 1억5600만 명 가운데 900만 명 이상이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고 있다는 연구 조사가 발표되는 등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 지도 오래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은 “중국 정부 전략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취업 박람회, 농촌 취업 유도 캠페인 등 과거의 고용 촉진 정책은 엇갈린 결과만 낳았다”며 “대출 탕감과 주택 지원금, 공무원 임용 신속 통과와 같은 실질적인 인센티브만이 취업에 회의적이던 사람들조차 유혹할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