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높은 신차 출시 영향

국내 완성차 시장이 픽업트럭 불모지에서 격전지로 변신하고 있다. 기아의 타스만과 KG모빌리티(KGM)의 무쏘 EV 등 상품성 높은 픽업트럭이 동시에 출격하면서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픽업시장 전체의 40%가량을 달성했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픽업트럭의 판매량은 5672대(기아·KGM·GM 한국사업장 판매량 합산 기준)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국내 픽업 총판매량인 1만3475대의 약 42%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초부터 완성차 업체들의 픽업트럭 신모델 출시가 이어지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었다. 기아는 브랜드 첫 픽업트럭 타스만을 출시했고, 픽업트럭의 명가로 불리는 KGM은 국내 최초로 전기 픽업 무쏘 EV를 선보였다. 정통 픽업트럭 브랜드로 유명한 지프도 ‘뉴 글래디에이터’를 국내에 공개했다.
타스만은 RV 명가로 꼽히는 기아가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집약했다는 설명을 할 정도로 뛰어난 실용성을 갖췄고,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한 성능을 구현했다. 타스만은 최대 3.5t(톤)의 견인할 수 있는 토잉(towing) 성능을 발휘하고, 80㎝ 높이의 물길도 건널 수 있다.
해당 모델은 고객들에게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하면서 지난달 1248대를 팔았다. 올해 1~4월 누적으로는 1344대다. 타스만 출시 당시 사전계약 대수가 4000대를 돌파하면서 앞으로 판매량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KGM이 야심차게 내놓은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도 2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1245대를 판매했다. KGM은 20여 년간 무쏘·액티언·코란도·렉스톤 스포츠를 통해 국내 픽업시장을 선점해온 전통 강자다.
KGM은 무쏘 EV를 통해 전기차의 정숙성, 실용성을 극대화한 ‘도심형 픽업트럭’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무쏘 EV는 연간 2만㎞를 운행할 경우 5년간 연료비가 약 550만 원만 들 정도로 연비 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다. KGM의 기존 픽업트럭 인기 모델 무쏘 스포츠도 올해 누적으로 2946대가 팔렸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상품성을 갖춘 새 픽업트럭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달 중고차 시장에서도 픽업트럭 신차 출시 영향으로 중고 픽업트럭 시세가 하락할 것으로 예고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픽업트럭 수요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폭넓은 소비자들까지 만족시킬 오프로드, 전기 등 다양한 신차가 공개되면서 픽업트럭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