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발행·자사주 매각에도 역부족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만 2400억

LB세미콘이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2023년부터 매년 적자를 내면서 전환사채(CB) 발행, 자사주 매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했지만, 재무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대규모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B세미콘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연말, 내년 초까지 신청을 받아 20% 이상 감축할 것으로 전해진다. LB세미콘이 희망퇴직에 나선 이유는 적자 지속에 따른 재무상황 악화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LB세미콘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3581억 원, 영업손실은 13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6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2.26% 증가했다. LB세미콘은 2023년 영업손실 12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후 지난해에는 18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손실액이 136억 원인 만큼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상황도 악화 추세다. 2022년 말 기준 101%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올 9월 말 기준 137%로 증가했다. 특히, 현금이 점차 마르는 중이다. 올 9월 말 기준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총 267억 원이다. 반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은 총 2404억 원에 달한다. 토지와 건물 자산이 1380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찌만, 모두 처분해도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서 LB세미콘은 재무상태가 양호했던 자회사 LB루셈을 흡수합병하면서 재무상태가 개선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 악화를 막지 못했다. 이에 LB세미콘은 자금 확보를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자사주도 매각했다. 올해 2월 145억 원어치의 CB를 발행한 데 이어 10월에는 600억 원어치의 CB를 추가 발행했다. 2월에 발행한 CB의 만기는 3년으로 설정했지만, 10월에 발행한 CB는 만기가 30년인 영구 CB로 발행했다. 이달에는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76만5000주를 주당 4308원에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33억 원을 확보했다.
특히, 재고자산이 쌓이면서 과잉생산 혹은 판매 부진을 방관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2023년 말 210억 원 수준이던 유동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335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9월 말 651억 원으로 늘었다.
한편, LB세미콘의 특수관계인 포함 최대주주는 구본천 LB세미콘 부회장이다. 총 27.24%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의 지분은 7.67%에 불과하지만, 구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LB가 지분 8.31%를 보유한 상태다. 단일 최대주주는 LB루셈의 주주였던 라피스다. 라피스는 LB루셈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LB세미콘이 LB루셈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LB세미콘 주주가 됐고, 현재 LB세미콘 지분 12.89%를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