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식단 하나로 OK?…더 중요한 ‘이것’ [지금은 저속노화 시대②]

먹는 것보다 중요한 ‘사는 법’… 생활습관이 저속노화 열쇠
근력 운동·수면의 질이 핵심…스트레스 관리·지속적인 사회적 관계 필수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단순당과 정제곡물, 가공식품,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인 ‘저속노화 식단’이 막강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MZ세대가 더욱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노화는 신체 전반의 기능과 회복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따라서 식단 관리는 저속노화란 전체 퍼즐의 일부 조각일 뿐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활 습관 전반을 바꿔야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단 얘기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Alameda)의 거주자 약 7000명을 조사한 후 20년 뒤 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금연,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적절한 수면 시간, 절주, 아침 먹기, 간식 안 먹기 등 7가지 건강수칙을 지킨 사람들이 노화를 예방했다“라고 설명했다.

저속노화를 위한 중요 요소는 신체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 유기적으로 연결돼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신체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력 운동이다. 근육은 우리 몸을 지탱하고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노화 속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량은 30대부터 매년 자연 감소한다. 이 자리에는 지방이 채워지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쉽게 살이 찐다. 체중 증가에서 끝나지 않고 관절에 무리를 불러오며, 근력이 줄어들면서 넘어지거나 떨어져 다칠 확률이 높아진다.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3~4회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스쿼트, 런지, 푸시업, 플랭크 등이 대표적인 근력 운동이다. 특히 허벅지에 대퇴사두근과 대퇴이두근이란 큰 근육이 있어 허벅지를 우선하는 것이 좋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지만, 수면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18분에 불과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

수면은 세포가 재생되고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는 중요한 시간이다.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이를 위해선 하루 7~8시간은 자야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한다거나 카페인 섭취, 음주 등을 피해야 한다.

(오픈AI 달리)

정신적 측면에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1순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Cortisol)’이란 호르몬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이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면역 기능과 피부 재생력이 떨어지고 뼈 손실은 증가한다. 세포 기능 자체를 약화시켜 전반적인 노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도 증가시켜 만성 염증 상태를 유도한다. 이 염증은 피로의 원인이자 심혈관 질환과 당뇨, 치매 등 노화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운동, 식사 조절, 사회적 교류 등 건강한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동기와 집중력이 약해지고, 이는 다시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만병의 근원’인 셈이다.

또한, 혼자 있기보다는 주변인들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맞먹는 건강의 위험을 초래한다. 외로움은 혈압 상승, 염증 증가, 면역력 저하, 우울증 등 건강 악화로 이어져 노화를 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사회적 유대는 심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고 뇌를 자극해 인지 기능을 유지시켜 준다. 실제로 사회적 교류가 활발한 노인은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해 우울증을 앓게 되면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신체적 능력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대인관계를 늘리고, 사람들을 자주 만나 고립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네트워크를 늘리고 사회적 지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