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전년비 37% 증가
시장 변동성 확대 주식 거래 줄어
4개사 실적은 일제히 감소 예상
관세 영향 적어 年실적 '청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증권업계는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위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5개사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 23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236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직전 분기(7750억 원)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57%나 늘었다.
빅5 중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컨센서스가 37%나 증가하면서 가장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주”라며 “해외 대체투자 자산 평가이익 발생에 따른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의 경우 순이익이 일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경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을 제외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주춤한 건 시장 변동성 확대로 주식 거래 대금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주식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18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하락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6조4000억 원, 2월 21조 원, 3월 17조4000억 원 등이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 대금은 최소 하루 평균 3조6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0% 감소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증권업계는 연간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규제 개선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규제 개선안(安)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 운용규제 개편, 발행어음ㆍ종합투자계좌(IMA) 영위를 위한 종투사 추가 지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부문 성장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번 규제 개선을 통해 발행어음은 삼성, 키움,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다음 단계인 IMA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올 4분기 중 신규 지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IMA는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투사가 영위할 수 있어 허들이 높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신 기능이 없는 증권사 특성상 발행어음과 IMA는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이 된다는 점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이번 제도 개선은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키우면서 동시에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IB 업무 관련 신용공여 확대, 발행어음 및 IMA 제도 구체화 등은 수익기반 확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