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절에 WHO 반 토막…임대료도 못 내

제네바 본부 조직 10곳→5곳으로
본부 2600명, 1400~1500명 축소
최대 자금 지원국 미국의 탈퇴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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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TO) 사무총장이 미국의 지원 폐지와 회원국 지원 축소 등으로 스위스 제네바 본부 조직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절한 세계보건기구(WHO)가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10개 본부 조직은 5개로 줄이고, 2600여 명이었던 본부 직원은 1400~1500명으로 감축한다고 13일(현지시간) 제네바 소재 비영리 독립언론 네트워크 HPW(Health Policy Watch)가 보도했다. 일부 조직은 비싼 임대료 탓에 지역 사무소로 사무공간을 옮기고 있다.

WHO는 이런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안을 이달 말까지 회원국들에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최대 자금지원국인 미국의 탈퇴 표명에 대응해 예산을 5분의 1 정도 삭감할 방침”이라며 “애초 53억 달러(약 7조5700억 원)였던 2026·27년 예산안을 42억 달러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현재 WHO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6곳의 지역 기구를 두고 있다. 예산이 줄어든 만큼 지역 기구들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미국의 WHO 이탈과 관련해 “많은 나라가 방위비를 증액하면서 가장 먼저 해외 원조를 축소하는 만큼 상황이 더 나빠졌다”며 “최근 1년 사이 6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감소에 직면해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제네바 본부의 일부 부서는 비용이 저렴한 WHO 지역 사무소로 공간을 옮긴다. 예컨대 WHO에서 소아마비 백신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는 본부를 떠나 이집트 사무소로 조직 전체를 이관한다.

현재 WHO 전체 직원은 약 9500명이다. 이 가운데 약 2600명이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 근무하고 있다. 80명의 이사회 구성원도 30명으로 줄이고 약 60개에 달하는 WHO 전체 조직도 32개로 축소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한 직후 “WHO가 코로나19와 여타 국제 공중보건 위기에 잘못 대응했다”며 탈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취임 직후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해체해 대외원조를 중단했다.

글로벌 인도적 원조 분야에서 미국이 발을 뺀 가운데, 중국이 이 틈을 활용, 원조 확대를 통해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중국의 지원은 일러야 내년에야 가시적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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