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동물실험 폐지 수순…‘오가노이드·장기칩’ 뜬다

FDA, 동물실험 폐지에 오가노이드·장기칩 등 대안 주목
동물실험보다 정확도 높고, 임상 비용 절감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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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을 폐지하고 빠르면 2026년부터 동물실험을 대체할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적용 대상은 단클론 항체를 포함한 일부 약물이지만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인공지능(AI), 오가노이드, 생체조직칩(장기칩)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단클론 항체 및 기타 약물에 대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의약품 안전성 개선과 개발 속도를 높이고 연구개발(R&D) 비용을 낮춰 궁극적으로 의약품 가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 세계에서는 이미 동물보호 등 윤리적 문제로 동물 대체 시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FDA는 2022년 동물실험 없이 신규 의약품에 대한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고, 유럽연합(EU)도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오가노이드, 생체조직칩 등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안정성‧유효성을 평가 도입 중이다.

FDA는 기존 의약품 개발 실험에 활용됐던 동물실험은 AI, 오가노이드, 생체조직칩으로 개선되거나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로 독성과 세포주의 작용을 예측하고 동물 대신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으로 독성을 테스트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고 동물에서는 쉽게 감지되지 않는 독성을 밝혀 약물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인체 장기 유사체다. 임상시험과 신약개발, 질병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는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티앤알바이오팹, 오가노이드 사이언스, 넥스트앤바이오 등이 있다.

사람 장기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칩에 모사한 생체조직칩도 동물실험 대안 중 하나다. 칩에서 세포를 배양해 인간 장기의 주요 조직 구조와 기능을 모사하고, 인체의 생리적‧병리적 환경을 칩에 구현한다. 세포가 배양된 생체조직칩으로 동물 대신 약물의 독성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생체조직칩은 오가노이드 만큼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에 100여 개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멥스젠을 비롯해 큐리에이터, 에드믹바이오 등이 생체조직칩을 연구 중이다.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은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임상하기 때문에 동물실험보다 정확도가 높다. 또 동물실험을 위해 영장류, 설치류 등 실험동물을 구매하고 사육해야 하는데 비용이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한다.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은 임상용 동물 모델이 필요 없어 임상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은 모두 인간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하는 첨단 생체모델이지만, 접근 방식과 활용 목적이 다르다. 오가노이드는 주로 단일 장기의 모델링에, 생체조직칩은 다중 장기 간 상호작용과 미세환경 제어에 중점을 둔다.

업계는 FDA의 이번 조치로 전임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AI 신약개발과 오가노이드 등 신기술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FDA가 실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실험 데이터를 받아들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주요 동물대체 시험 플랫폼 중 하나인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 등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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