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표적·유전자 치료제까지…국산 항암신약 개발 속도

코오롱생명과학 해외 특허 확장…유한양행, 한미약품 1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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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항암제 신약 개발을 위한 초기 파이프라인 연구가 한창이다.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어, 유망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오롱생명과학,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항암제 후보물질 관련 연구개발(R&D)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은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적응증을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고형암을 겨냥해 항종양 효과를 확인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고형암 항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 중인 KLS-3021과 관련해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 및 이를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유럽에서 등록 완료했다. KLS-3021은 암세포 선택성을 높인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 종양 살상 바이러스에 PH-20, sPD1-Fc, IL-12 등 약물의 작용을 돕는 유전자를 추가한 물질이다. 바이러스의 직접 살상 능력과 면역세포를 통한 암 제어 능력을 극대화해 항암 효과를 얻는 원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유럽에 앞서 한국,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KLS-3021 관련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미국과 브라질에서는 특허 등록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KLS-3021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자체 발굴해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연구 중이며, 아직 임상시험에 진입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면역항암제 YH32364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YH32364는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T면역세포 활성에 관여하는 수용체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EGFR에 결합해 성장신호를 차단하고, 동시에 4-1BB 신호를 자극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전이다.

이번에 승인받은 연구는 YH32364를 사람에게 처음으로 투여하는 임상 1/2상이다. EGFR 과발현이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YH32364를 투여한 후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항종양 활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8년 에이비엘바이오(ABL bio)로부터 YH32364를 기술도입해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해 왔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표적항암 혁신신약 HM97662의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은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단일 제제로 투여한 HM97662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 중이다. HM97662는 암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EZH1과 EZH2를 동시에 제어해 암 유발 단백질 복합체인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EZH1과 EZH2 이중저해제는 기존의 EZH2 단일 기전 항암제 대비 강력한 효과와 내성 극복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은 미국에서 EZH1과 EZH2 이중저해제 개발 중 약물 반응성 예측 및 적합 환자 선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현재는 반응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SWI·SNF 복합체 구성 단백질의 기능 상실 돌연변이를 사용했는데, 예측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미약품은 암세포 의존성 지도 공공 데이터베이스(DepMap)를 활용한 생물정보학적 분석 워크플로우를 연구에 활용했다.

국내 기업의 항암 신약개발 경쟁은 더욱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로 암환자가 늘고 있고, 기술 발전으로 암 조기 진단이 활성화되면서 항암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특히 항암 분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MSD의 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등 단일 품목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선례가 적지 않다.

관련 시장 규모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전 세계 고형항암제 시장은 2021년 1010억 달러(약 146조6015억 원)에서 연평균 12.5%씩 성장해 2028년에는 2520억 달러(약 365조77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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