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상승 기회 '호시탐탐'
중국 AI 기대감↑…'중국판 매그니피센트7' 주목

연초 급상승한 중국 증시가 최근 관세 등 영향으로 조정을 거치며 저점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시나리오가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전문가는 중국 테크주 위주로 저점매수 기회가 있다고 조언하며, 대표적인 중국 기술주를 소개했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1일 홍콩 항셍지수는 1.26% 상승했다. 최근 1개월간 11.94% 하락했지만, 연중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승세(4.40%)다.
항셍지수는 연초부터 급격하게 올랐지만 최근 관세 영향으로 상승 폭을 반납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대상 차등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대중국 상호관세를 125%로 끌어올린다고 발표했다. 익일에는 올해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가 145%라고 확인했다. 중국은 곧바로 미국산 수입품에 8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했다.
미·중 간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트럼프 1기인 2018년 미·중 분쟁 당시와 같은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과거처럼 '주도권 없는 협상'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며 "2025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전후’로 제시한 만큼 협상 타결 여부가 불분명한 대외 리스크에 쏟는 정책 여력은 최소화하고 내수 안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금융/무역 등 대미국 의존도는 과거보다 약화했고, 공급망 고도화(첨단제조업 밸류체인)와 내수 중심의 경제 체제로 체질 개선을 가속한 상태"라며 "2018년과 같은 충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DB증권은 이 기회를 중국이 글로벌 구원투수가 되기 위한 빌드업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김선영 DB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현재 부서별 소회의들이 지속하며 관세전쟁에 대응 중이며 △관세 피해 기업을 위한 지원 정책 △미국 제외 국가들 대상 우방국 확대 △내수부양책 지원 강화 등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강 대 강으로 붙을 시 중국은 미국의 서비스무역을 압박할 준비를 하면서 압박과 타협점을 동시에 열어놓았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증시가 연초 대비 상승 폭을 반납했지만,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급상승한 상황에 개인투자비중이 높은 주식시장의 특성상 변동성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관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현재 수준에서 중국 시장은 내수 부양 조치들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부양 조치들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아며, 테크주와 소비주로 관심이 양분돼 저가매수 기회가 남아있다고 보인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중국판 ‘매그니피센트 7’를 소개하며 중국 테크주를 분석했다. 중국 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으로 글로벌 AI 시장이 지각 변동을 겪으며 중국판 테크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지털플랫폼본부 팀장은 "중국판 매그니피센트 7은 △중국 대표 SNS 위챗을 운영하며 핀테크/비즈니스, SNS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텐센트 △이커머스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알리바바 △노트북, 데스크탑 PC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레노버가 포함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최대의 배달앱 기업 메이퇀 △중국 유일의 선단 공정 파운드리 업체 SMIC △스마트폰, 가전, 전기차 등 사업을 영위하는 샤오미 △2024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중국의 완성차 업체 BYD까지 총 7개 기업이 '중국판 매그니피센트7'이며, 이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질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