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값이 7일 강세 마감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3년 국채선물은 전일 대비 19틱(Tick·국채선물 가격의 최소 변동 단위) 상승한 107.48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국채선물은 전일 대비 46틱 오른 120.51에 마감했다. 개장 초 국채 10년 선물은 50틱 넘게 상승해 120.70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상승 폭을 줄였다.
국채 10년 선물은 지난달 27일부터 가파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118.48이던 국채선물은 120.51까지 급등했다. 종가 기준 국채 10년 선물이 120.51을 웃돈 것은 작년 12월 9일(120.28)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국채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면서 시장 강세를 견인했다. 다음 주 한국은행 3차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는 국채 3년 선물을 2만8178계약, 10년 선물은 4396계약을 순매수했다. 은행은 국채 3년 선물을 6079계약 팔아치운 반면, 국채 10년 선물은 831계약 사들였다.
국채 금리는 현물시장에서도 하락했다. 채권 금리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값이 그만큼 급등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5.6bp(1bp=0.01%P) 하락한 2.405%, 10년물은 4.4bp 낮은 2.648%에 최종 호가가 고시됐다.
특히 30년 국고채 금리는 2.5%대의 벽을 깨고 2.473%로 내려 마감했다. 국고채 30년 금리가 종가 기준 2.5% 아래로 내려온 것은 코로나 팬데믹 발생 전인 2022년 1월 27일 2.498% 이후 약 3년 만이다.
미국이 앞서 2일 중국에 상호관세 34%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이 보복 조치로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대응하자 글로벌 무역전쟁 공포가 확산했다. 또 관세인상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인플레이션) 경계심도 커졌다.
다만 국채 금리가 8거래일째 강세를 보이면서 추가 금리 강세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4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에 그치고, 5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대신증권은 이날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와 채권 운용 전략 간의 방향성은 엇갈릴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본격 예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인하 시기나 폭까지 섬세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금리가 이미 인하 기대를 앞서 반영하며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