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서 자유로운 K조선, 美 협상 카드 급부상

대부분 국가에서 선박에 대해 무관세 적용
美 조선업 재건ㆍ에너지 정책 수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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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3사 1분기 수주 실적. (이투데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공습 속 고부가 선박 건조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대미 통상 협상 카드로 부상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함께 해군력 증강을 위해 수시로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상호 관세 폭탄의 난제를 풀 핵심 키(Key)로 급부상 중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에서 선박은 관세 면제 품목으로 분류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물량은 5% 미만이며, 선박은 일반적으로 수출·입 시 무관세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각국의 관세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경우 글로벌 교역량 위축과 선박 발주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최소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수주 성적은 순항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총 21척, 약 35억8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80억5000만 달러)의 19.8%를 잠정 달성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총 12척, 약 19억 달러로 목표치 98억 달러의 19.4%를 채웠고 한화오션도 총 11척, 25억6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달에는 경쟁국인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50만CGT(환산 톤수·58척) 가운데 한국은 82만CGT(55%)를 수주해 중국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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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 SK해운의 ‘레브레사(LEBRETHAH)’호 운항 모습. (사진제공=한화오션)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수출 정책 등과 맞물려 향후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함께 해군력 증강을 위한 협력 파트너로 한국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 이어 호주 오스탈 인수를 추진 중이며, HD현대도 현지 조선소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은 고부가 선박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중국 조선업계를 견제하는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다. 과거 중국 조선사들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저가 선박 수주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고부가 선박 건조 기술력에서 한국을 상당 부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LNG 운반선 수주 잔고 점유율은 2021년 10% 미만에 그쳤지만 2023년 말 30%까지 확대됐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변화로 LNG 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확대·연장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과의 본격적 경쟁에 대비한 기술·인프라 투자와 자금력 확보의 기회를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조선업계는 차세대 전략 선종에서 중국의 추격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한미 파트너십이 그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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