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호전과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사흘만에 반등했다는 소식에 재차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연저점인 1232.20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선물환이 현물환보다 가격이 소폭이나마 높게 형성되는 등 경계 심리가 여전해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은 뉴욕증시 상승에도 불구 소폭 내린 12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2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36.80원보다 1.00원 하락한 수준이다.
국내외 증시 랠리에 위험거래가 재개되는 모습이나 추가로 낮아지기에는 부담스러운 레벨로 진입했다는 시그널을 최근 원ㆍ달러 선물환 가격 현물 시장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달러화 역시 주가 강세와 미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고금리 통화수요 증가 등으로 유로화 대비 하락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밤사이 미 달러화가 다시 반락하고 안전자산선호가 약화됨에 따라 금일도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전날 2600억원 가량 순매수한 증시 외국인과 코스피 강세 지속, 외화자금시장 안정 등이 환율 방향을 아래로 향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연저점인 1230원 부근에 근접할수록 레벨 부담과 당국의 개입 경계가 낙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돼 증시 동향 따라 1230원대 중반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뉴욕증시가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랠리의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과 월말을 맞은 역내외 참가자들의 포지션 정리 차원의 달러화 매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어 1230원대 환율이 지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경기 회복과 관련한 긍정적인 인식 및 금융시장의 뚜렷한 안정세 속에 증시가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그 규모가 다소 축소된 모습이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현재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 연구원은 "환율이 1230원에 근접할수록 외환당국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 강화 및 저가매수 등이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은 이날도 증시 동향에 주목하며 1230원 초반의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정부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시장에 공급했던 외화 유동성을 원칙적으로 회수하되,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과 수출입금융 지원자금은 당분간 유지키로 결정했다는 소식 등이 환율 급락에 제동을 가할 것인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환율이 높아진 하락 압력에도 1240원대 아래에서 번번히 막히는 모습이고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설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어 이러한 외화유동성 회수 재료가 연저점 돌파를 앞둔 외환시장내 분수령이 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